[전력수급 새 문화 수요자원 거래]<하>갈수록 다양해는 사업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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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원 거래시장이 다양한 고객 기반을 힘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공장, 대형 빌딩 등 일반적인 수요자원에서부터 리조트, 목욕탕 등 그동안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수요자원까지 개발되면서 시장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수요자원 고객풀이 늘어난 데는 수요관리사업자 역할이 컸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절전과 수익화 방법을 컨설팅해주는 전략이 고객 마음을 움직였다.

“정말로 아낀 전기를 팔 수 있을까?” “수요자원이 돈이 될까?” 하는 초기 고객의 반신반의는 17만8283㎿h 절전이라는 실적과 함께 사라졌다.

수요관리사업자 등장 이전에 수요자원은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가 관리해 왔다. 보조금 형태로 운영됐던 이 제도는 절전량이 큰 일부 대형 제조업장이 주 고객이었다. 관리 주체가 두 곳에 불과하다 보니 적은 고객으로 큰 절전효과를 거둬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15개 사업자가 참여하다 보니 폭이 넓어졌다. 중형 빌딩, 아파트, 마트 등 대형 공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던 곳들도 지금은 중요한 수요자원 고객이 됐다. ‘십시일반’ 에너지 분야 집단지성이 형성된 셈이다.

에너클은 아파트단지를 주 고객으로 공략하는 수요관리사업자다. 저녁시간에 전기 소비가 많고 공동주택으로 이해당사자가 많다는 점에서 관리가 어려운 곳으로 소문이 나 있지만, 절전과 수익 관계를 주민들에게 이해시키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잠실역 사거리 월드타워는 벽산파워가 냉방 효율성을 높여 시장에 참여한 사례다. 대부분 오피스빌딩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냉난방에 전력소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벽산파워는 공조설비에 인버터를 설치해 공조기 출력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전기 사용량 조절로 아낀 전기를 되팔 수 있게 했다.

아이디알서비스는 스키장 인공제설기 가동에 사용하던 발전기를 수요자원으로 전환했다. 발전기에 병렬운전시스템을 설치해 활용도를 높이고 이를 수요자원으로 거래해 연료비와 유지보수 비용을 충당하게 했다.

그리드파워는 목욕탕과 사우나 시설에 있는 전기보일러를 가스보일러로 대체하는 아이템으로 수요자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대다수 사우나 시설이 가스와 전기 두 개 보일러를 갖추고 있지만 전기보일러를 주로 사용하는 것에 착안했다. 지금은 전국 30여개 사우나를 고객으로 모집하며 입욕업계 전문 수요관리사업자로 입소문이 퍼져 있다.

전력거래소는 앞으로도 다양한 사례 수요자원이 발굴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 이상 전력을 감축할 수 있는 10개 이상 고객만 모집하면 되는 만큼, 시장 참여 자격여건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수요자원 고객으로 참여 중인 아파트 입주민은 “수요자원 참여로 벌어들인 이익이 아파트 시설 개선에 쓰일 예정”이라며 “처음엔 절전을 해야 하는 데 불만도 있었지만 지금은 줄인 만큼 보상받는다는 사실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 주요 수요관리사업자 수요자원 발굴 사례/자료: 전력거래소>

표. 주요 수요관리사업자 수요자원 발굴 사례/자료: 전력거래소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