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국 하림 회장이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이지 않는 손을 무시하는 차별규제로 인한 기업가정신 소멸을 꼽았다.
김 회장은 지난 25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전경련 CEO 하계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차별 규제가 강한 나라”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김 회장은 기업가 정신을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성공과 실패를 알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곳을 가기 때문에 긍정적인 도전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유전적으로 DNA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정신은 ‘씨앗’이고, 씨앗이 발화되려면 기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이를 방해하는 것이 규제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가 많은 나라에서는 기업가는 눈에 보이는 투자 외에는 안하게 된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도와주고 대기업은 목 죄는 차별 규제로 기업가 정신이 소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규제를 통해 청년 실업이나 재래시장에 지원을 하지만 성과는 기대치에 못 미친다. 이런 문제를 기업가 정신 회복을 통해 시장에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업가 정신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도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농공단지에 정부가 땅값을 보조해주고 저금리로 지원을 해줘도 부도율이 높다. 자기의 적성과 철학을 고려하지 않고 정부 혜택만 바라보고 들어갔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해야 창의력과 인내심뿐 아니라 경쟁력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하림은 최근 국내 벌크선 1위, 해운업계 3위인 팬오션을 인수, 자산규모 5조원을 훌쩍 뛰어넘어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그는 팬오션 인수로 ‘승자의 저주’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회장은 “팬오션은 부채비율도 해운사 중 가장 낮고 영업이익률도 11%에 이른다”면서 “법정관리를 통해 고가 계약을 해약하는 등 슬림화하는데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곡물유통회사인 ‘카길’ 같은 회사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곡물유통 사업은 우리나라에서는 사각지대이지만 반도체, IT 이상의 미래 산업이라며 선박은 곡물사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팬오션에 곡물사업부를 신설해 국내를 시작으로 동북아시아로 곡물사업을 벌일 것”이라면서 “팬오션과 하림그룹의 시너지가 굉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