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 기술리더를 찾아서]<7>비츠로테크

“기술력을 갖췄더라도 해외시장에 도전하지 않으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내수시장만으로 기업 성장한계를 실감한 중전기기 업계가 늘 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외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현지에 제조시설을 갖추기도 힘든 데다 ABB나 슈나이더·GE 등 글로벌 대기업과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기업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난세에도 어려움을 딛고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수출형 강소기업을 꿈꾸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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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비츠로테크 사장

비츠로테크(대표 유병언)은 내수시장은 물론이고 안정적 해외시장 확보에 도전하는 기업이다. 차단기·계전기(IED) 등 중전기기 분야 국산화에 기여하며 올해 창립 61주년을 맞은 뚝심 있는 회사다. 지난해 전체 매출 1100억원 중 해외에서만 약 400억원을 기록, 최근 3년간 27%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츠로테크 해외사업 경쟁력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조인트벤처(JV) 등 현지기업과의 협업 전략에서 나온다. 회사는 2013년 캐나다 배전반 글로벌 기업 IEM과 5대 5 지분투자로 조인트벤처 IPT를 설립했다. 차단기 개발은 비츠로테크가, 생산은 IPT가 담당한다. 최근에는 비츠로테크의 38kV 차단기를 IEM 배전반에 장착해 북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IEM은 기존 ABB나 지멘스 등 고가 제품을 비츠로테크 기술로 대체하며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비츠로테크 차단기는 최초로 자체 국산화에 성공한 진공밸브(VI) 기술을 도입한 제품이다. 이상 전류 발생 시 전류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성능과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킨 게 차별점이다. 여기에 몰딩기술로 고체 절연화와 절연 성능을 개선해 고압 송전용에 최적화시켰다는 평가다.

올해 하반기에는 동남아 현지업체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IEM과 같은 협업 전략을 동남아에도 적용해 중전기기 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IPT 사례로 시장성이 검증됨에 따라 시장 확대에 자신감이 붙은 결과다. 여기에 50개 해외 조인트벤처 및 협력사 파트너십 계약도 추진한다. 배전반 핵심장치 기술과 현지 배전반 업체와 협력으로 시장을 꾸준하게 늘리기 위해서다.

유병언 사장은 “캐나다 IEM에 이어 동남아지역 배전반 전문기업과도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다양한 환경에 최적화된 차단기 개폐기 기술을 보유한데다 IPT를 통해 시장경쟁력이 검증된 만큼 올해를 시작으로 50개 기업과 협력체계를 구축, 본격 해외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추진하는 ‘비상용 발전기 공급 자원화 사업’에 선정, 폐쇄형 전원절환 절체 개폐기(CTTS) 제품을 개발한다. 전력계통과 발전기 두 전원이 인가된 상황에서도 전원 동기화와 100밀리초(㎳) 내 계통분리가 가능한 첨단장치다. 무정전으로 절체가 가능한 컨트롤러와 전원을 절체하는 스위치부 등 전력 제어기술이 핵심이다.

회사는 이미 CTTS용 자동절체스위치(ATS)를 20년 넘게 해외에 수출해왔다. 20년 전부터 미국 제너락에 수출하며 3000억원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공급 계약기간을 2024년으로 연장했다. 그만큼 기술 신뢰성과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기술력 덕분에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우주항공, 플라즈마 등 기술 집약형 특수사업에도 크게 활약하고 있다. 회사는 액체로켓엔진 제작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에서 고압터보펌프·가스발생기 등 설계 제작했다. 나로호 사업에 핵심 기술사업자로 나서며 2020년 순수한국기술로 발사 예정인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유 사장은 “기술개발과 혁신과 시장·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해외기업과 협력으로 우리나라 중전기기 산업 성장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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