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등장할 연매출 6000억원 규모 신생부품업체로 삼성전기가 분사 결정한 파워모듈과 튜너, 전자가격표시기(ESL) 신생 법인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기로부터 분사·매각으로 사업을 넘겨받은 파트론, 에스맥, 나노스, 아이엠, 와이솔, 빅솔론 여섯 상장사가 시장 주요업체로 자리 잡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안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중견 기업 규모 독립 회사로는 경쟁력이 높다.
삼성전기는 분사 사업을 종업원지주회사 형태 신설법인 ‘솔루엠’(미확정)에 양도하고 모든 진행절차를 8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디지털모듈(DM)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전성호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며 국내외 임직원 2200여명이 주주로 참여한다.
업계는 삼성전기가 ‘선택과 집중’을 위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했듯 신설 법인 역시 해당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시장 변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직원이 회사 주주로 참여하고 기존 설비와 영업망을 온전히 넘겨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삼성전기는 시장 환경 변화시기마다 사업 매각과 분사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프린터와 전자소자, 키패드, VCR헤드, 광픽업모듈 등 당시 떨어져 나온 사업부에 뿌리를 둔 여러 부품업체가 시장에 등장했고 기업공개와 사업영역 확대 등을 거쳐 국내 전자 소재·부품 공급망 주요 업체로 성장했다.
파트론은 2003년 삼성전기 듀플렉서·아이솔레이터 등 유전체사업 부문 기술 및 영업인력 25명으로 출범했다. 안테나, 필터, 카메라모듈 등 사업을 다각화해 지난 2013년 매출 1조원에 달하는 대형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 스마트폰 등 전방시장 위축으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각종 센서와 무선충전, 웨어러블 제품 등 신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004년 키패드 모듈 사업을 인수하며 설립한 에스맥은 ITO필름 등을 국산화하는 등 터치스크린 모듈 전문업체다. 2005년 VCR헤드 사업부문이 분사한 나노스는 광학필터와 카메라모듈로 사업에 진출하며 시장 대응력을 키웠다.
아이엠 역시 2006년 DVD·블루레이 광픽업 모듈 사업부가 분사해 관련 시장에서 높은 세계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용 AF액추에이터를 비롯해 종합 전자부품 전문업체로 체질을 개선했다. 가장 최근인 2008년 SAW필터 사업을 양수한 와이솔은 지난 1분기 매출 820억원, 영업이익 71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사업 호조를 보였다.
전자부품업체 관계자는 “삼성전기에 뿌리를 둔 기업이 분사 이후 대부분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며 “파워·튜너·ESL 관련 신설법인 역시 기존 영업망과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 사업부 출신 주요 코스닥 상장업체 현황(자료:각사 취합)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