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모르는 아내의 출산 고통···“허리가 틀어지는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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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기자] 최근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출산의 고통에 대한 글이 올라와 울림을 주고 있다. 글을 올린 주인공은 황하나(41)씨이다. 올해 10살, 2살 아이를 출산한 엄마로 꾸준히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하고 있는 황 씨는 올린 글을 통해 출산의 고통을 △아프다 △설사하듯 아프다 △허리가 틀어질 정도로 아프다 등 3가지로 표현했다. 또 병원에서 아이가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리얼하게 글을 올려 공감을 얻고 있다. 아래는 황 씨가 올린 포스팅이다.

아프다-무조건 아프다. 이건 거역할 수 없다. 아기를 한 번도 안 낳아 본 사람들은 배는 아프다는데, 어떻게 아픈건지 가늠을 할 수가 없어 그것이 공포스러울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아픔의 종류 2가지를 더 공개한다.

설사하듯이 아픔-진짜 딱 이거다. 여자들 생리통과 언뜻 비슷하기도 하다. 평소 생리할 때 화장실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들은 백발백중 아기 낳을 때 이 끔찍한 설사통을 겪을 것이다! 아랫배가 미칠듯이 아프다. ‘설사의 아픔 백배’이다. 그냥 많다고 해서 백 배, 천 배가 아니라 그냥 한 땀 한 땀 숫자로 거듭 거듭 해 정말 ‘100 배’가 아프다.

허리가 틀어짐-나는 체질 상 허리를 틀고 낳는 사람이 아니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얼추 느낀 허리틀림의 아픔은 그냥 누군가가 내 허리를 쑥 빼가는 듯한 느낌이다. 간호사들은 자꾸 옆을 돌아보라고 하는데, 허리 틀기 단계로 돌입하면 너무 아파서 어쩌지도 못하고 ‘어버버버~’ 침만 흘리게 된다. 진짜 허리를 누가 도끼로 내리쳐서 혼 빠지는 느낌임을 예상하고 마음의 대비 하시길.

아기를 낳을 때는 전혀 예상치 못한 시츄에이션이 벌어진다. 남편과 잘 조율하길. 그럴 리 없겠지만, 서로 예의를 지킨답시고 부부간 방귀도 안 트고 살았다면 아래의 글을 잘 읽어 보기 바란다. 출산 중 구슬 같은 땀을 송글송글 흘리면서 예쁜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긴 속눈썹사이로 눈물을 흘리는 중전마마의 세자 저하 출산 장면은 개나 갖다 주시길.

과학시간에 지렁이 꼬리에 식초 떨어뜨려 보았는지. 지렁이가 무섭게 꿈틀 꿈틀거린다. 내 몸이 식초뿌린 지렁이처럼 된다. 침대보도 다 벗겨지고 베개는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내 입에서 짐승소리가 나온다. ‘우어어어어어~~~~~!’

온 몸에서 피 나오고, 물 쏟아지고, 결국에는 아기까지 피 묻어서 미끈덩하게 빠져 나오는 판국이다(좀 더 한 것도 있는데, 이건 차마...). 이 모습을 보고 어떤 덜떨어진 남자들은 쇼크 먹고 아내와 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야기들도 있는데, 그럴 놈의 남편이라면 애초에 안 만나는 것이 상책이다. 출산 전 (남편에게)충분히 이야기 해 둘 것. 정 마음에 걸리면 그냥 “아기 나올 때 내 머리 쪽에 있어”라고 부탁해 두시기를.

아기 낳는 것은 고도의 심리전이다. 특히 남편들은 옆에서 걱정된답시고 “아~ 왜 이렇게 안 나오지?” “많이 아파?” 등 이 따위 소리 했다가는 와이프들에게 머리채 쥐어 잡힐지도 모른다. 긴 시간 몸이 깨질 듯 아픈 것을 참아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 페이스 조절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 부탁말씀. 사람마다 체질이고, 상황이고 모두 달라서 이게 다 일괄적으로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이 함정이다. 너무 이것만 믿지 말길~.

“아직 먼 일인데도 읽는데 ㄷㄷㄷ.... 엄청나네요! 역시 모든 어머니들은 위대해요! 출산도 출산이지만 아이 키우기도 대박이지요. 모든 엄마 아빠들이 다 대단하답니다”, “세 박자 못 맞춰 밤새 진통 직싸게 하고 수술한 일인....ㅋㅋ 아 상상만으로 온몸에 털이 쭈볏쭈볏 머리털 불끈 식은땀 질질...;;;ㅋㅋㅋㅋ”, “중요한 것은... 그 또한 지나가리라! 어미가 그냥 되어 지지는 않는 법임! 그 고통을 참은 자니 위대할 수밖에!” 황 씨의 포스트에 달린 댓글들이다.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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