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대박푸드 창업자 권 회장. 10년 동안 잘될 것 같은 사업은 안 가리고 뛰어들었다. 덕분에 회사 규모도 커지고 매출도 쑥쑥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 모든 분야에서 경쟁자도 많아지고 내부 관리도 어려워져 매출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할 때라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어느 사업 하나 놓치기는 싫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챙기기는 어려운 상황. 어떤 기준으로 핵심 사업을 결정하는 게 좋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회사의 사명(Mission)을 기준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손볼 때 성공확률이 높다. 즉 우리 회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거기에 맞지 않는 사업은 줄여나가고 맞는 사업에는 힘을 실어주면 된다. 기업 전략 분야 석학 로렌스 카프론(INSEAD 경영대학원 교수)은 프랑스 식품 기업 ‘다농’을 좋은 예로 들었다. 어떻게 한 것일까?
2000년대 중반. 다농은 치열해진 경쟁에 매출이 내리막길을 걷자 위기를 느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기준으로 삼은 건 바로 ‘사명’이었다. 다농은 이 계획을 위해 우선 사명부터 점검했다. ‘건강과 웰빙’이라는 다소 모호했던 사명을 2006년에 그 존재 이유가 더 잘 드러나도록 구체적으로 바꿨다. ‘음식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건강을 선사하자’라고. 그리고 여기 맞는 사업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기로 했다. 당시 다농은 유제품, 생수, 영양식뿐 아니라 비스킷, 샴페인과 맥주 사업에도 손을 뻗고 있었는데, 이 수많은 것들 중 살아남은 건 뭐였을까? 바로 몸에 좋은 유제품, 생수, 영양식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샴페인, 음료 등 여러 사업을 정리해나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이었던 결정은 비스킷 사업을 접은 것이다. 다농의 비스킷 브랜드는 세계 2위 자리를 다투는 핵심 사업이었지만 건강한 식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경쟁사였던 Kraft에 넘긴 것이다.
여기서 얻은 자금은 어떻게 했을까? 바로 사명에 맞는 사업을 밀어주는 데 사용했다. 먼저 유제품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 연구에 집중 투자했다. 900명이 넘는 R&D 인력을 확보하고 세계 최대 유산균 은행을 운영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필요한 자원이 있으면 적극 제휴를 맺거나 인수했는데, 인도네시아의 아쿠아와 중국의 이리, 러바이스 등을 인수해서 생수 사업을 강화했다. 또 네덜란드의 유아식, 영양식 분야 강자인 로열누미코도 인수하며 힘을 실었다.
이렇게 사명을 중심으로 모든 걸 한 방향으로 집중해 나가니 ‘건강’에 대한 전문성과 효율은 높아만 갔고 경쟁사는 다농을 당해낼 재간이 없게 됐다. 일관되게 건강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 소비자 믿음도 한층 높아졌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유제품과 영양식 분야 세계 1위, 생수 분야 세계 2위를 차지했고 매출도 내리막길에서 벗어나 꾸준히 올라갔다.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 개편에 들어간 2007년에 127억유로였던 매출은 213억유로로 올랐다.
다농뿐 아니라 많은 글로벌 기업이 사명을 중심으로 사업을 손보고 있다. 미국 내 업계 2위 약국 겸 편의점(드럭스토어) CVS도 좋은 예다. 2014년 9월, ‘고객 건강을 추구한다’는 사명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담배 판매를 중단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는 연 2조원의 매출을 잃게 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당장은 매출에 지장이 있었지만 CVS는 더 멀리 본 것이다. 즉 담배 판매 중단으로 사명을 더 분명히 하고, 여기에 맞는 사업에 집중해서 살아남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앞으로 CVS의 평생 충성 고객이 되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극찬했다. CVS가 담배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로 오히려 주가가 20% 오르기도 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지 고민되는가? 그렇다면, 다농처럼 사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보면 어떨까? 소비자의 믿음과 기업 성장, 두 마리 토끼를 같이 잡게 될 것이다.
정리=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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