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패턴웨이퍼 지원 프로그램’이 당초 목표인 1000장보다 50% 이상 늘어난 1500장 규모로 진행한다. 상반기 사업 추진 결과 업계에서 예상보다 호응이 높아 후속 사업을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청신호도 켜졌다.
패턴웨이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 상반기 추진 결과 14개 기업을 선정해 패턴웨이퍼 666장을 지원했다. 당초 상·하반기 각각 500장씩 지원해 연간 1000장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신청 기업이 몰려 경쟁률이 높아지는 등 지원 수요가 상당해 1500장 수준으로 연간 물량을 늘릴 방침이다.
패턴웨이퍼 지원 사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이 참여해 중소 장비·소재 업체에 20나노급 패턴웨이퍼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도체 산업 재도약 전략’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20나노급 패턴웨이퍼는 첨단 미세공정을 적용해 웨이퍼 한 장당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중소 반도체 장비·소재기업이 제품 성능을 검증하려면 미세한 회로 패턴을 새긴 웨이퍼가 반드시 필요한 데 워낙 고가인데다 실제로 공급받기까지 수개월이 걸려 부담이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이 중소기업과 상생 차원에서 양질 20나노급 패턴웨이퍼를 저렴하게 공급키로 결정하면서 지원 사업이 성사됐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이번 사업 혜택을 받으면 패턴웨이퍼 한 장당 18만원만 지불하고 한 달 내에 공급받을 수 있다.
파격적인 가격과 빠른 공급은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상반기 참여 신청 결과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외국계 기업까지 몰렸다. 세계 반도체 시장 선두기업이 제작한 패턴웨이퍼를 저렴하고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반도체산업협회는 사업 취지에 맞도록 실제 지원 대상 기업을 다시 추려 심사했다. 그 결과 14개 기업이 총 666장 패턴웨이퍼를 공급받았다.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늘어난 800장 이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총 1500장을 목표로 하반기 지원 기업 신청을 받는다. 신청 마감은 오는 22일이다. 이달 말 선정평가위원회를 열고 대상 기업을 선정해 9월 중 패턴웨이퍼를 공급한다.
상반기 시행 결과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지원하는 패턴웨이퍼 종류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 등 떠오르는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패턴웨이퍼 등 다양한 종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산업협회 측은 “다양한 패턴 웨이퍼 지원을 요청하는 기업이 많아 내년부터 마스크를 추가 제작해 여러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