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기업 `고객의 소리` 빅데이터 만나 핵심 자산으로 부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고객의 소리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성도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 불만은 골칫거리다. 일일이 대응하자니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고 비용이 많이 든다. 무시하자니 제품이나 서비스 품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 평판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최근 기업이 소비자 불만인 ‘고객의 소리(VoC)’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 제품·서비스 개선을 넘어 경영 전반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된다. 고객의 소리 분석 기술은 얼마나 진화했고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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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중심으로 빅데이터 기반 고객의 소리 분석 사례가 늘었다. KB카드가 시작했고 신한카드도 준비 중이다. 삼성생명은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금융권뿐만 아니다. 소비자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 전자·소매유통업종도 빅데이터 기반 고객의 소리 분석 요구가 높다.

◇음성인식 기술 진화, 고객의 소리 분석 재점화

기업이 고객의 소리를 분석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상당수가 콜센터에서 접수되는 소비자 불만과 요구사항을 분석했다. 고객 서비스를 중시하는 기업은 고객의 소리 관리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구축, 불만 수준이 높은 내용을 찾아 해당부서에 전달한다. 불만이 해소될 때까지 추적, 관리하는 프로세스도 갖췄다.

문제는 인터넷과 모바일 등이 활성화되면서 고객의 소리 창구가 확대돼 접수 민원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제품·서비스 종류가 다양해지고 소비자 요구 수준도 한 차원 높아졌다. 콜센터 상담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불가능해졌다. 금융사 관계자는 “콜센터에 접수되는 고객의 소리가 엄청난 규모로 늘어나 상담원이 상담내용을 요약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고객의 소리 분석 기술이 급격히 발전했다. 고객의 소리 내용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이 고객의 소리 빅데이터 분석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다. 콜센터 고객의 소리 분석을 위해 음성인식기술과 텍스트분석기술이 필요하다. 이 중 음성인식기술 발전이 고객의 소리 빅데이터 분석체계 도입 확산을 촉진시켰다.

음성인식은 심층신경망 기술을 적용, 정확도가 높아졌다. 빅데이터 전문업체 대표는 “과거 60%에 머물던 음절기준 음성인식률은 70% 후반까지 높아졌다”며 “기업이 파악하고 싶은 핵심어휘 인식률은 9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상담내용을 정확하게 읽고 텍스트로 전환, 각종 텍스트마이닝과 데이터마이닝으로 불만에 대응할 수 있다. 감성 분석도 가능하다. 불만 수준이 높은 내용을 탐지, 대응 우선순위도 구분한다.

상담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문서요약이 이뤄진다. 상담원 업무 경감은 물론이고 과거 실수로 인한 상담 내용 누락이나 책임회피를 위한 왜곡을 차단한다. 자동 콜 분류로 유형별 대응 매뉴얼에 맞게 데이터베이스(DB)화한다.

기업은 고객의 소리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여러 부서에서 활용한다. 이탈 고객 방지활동이나 민원 관리, 제품·서비스 개발·개선에도 적용한다. 고객의 소리 빅데이터 분석은 P&G, 크래프트, 델, 도요타자동차, 혼다자동차, 삼성전자 등이 도입했다.

◇도입 목적 명확히, 솔루션 선정 중요

기업이 앞 다퉈 고객의 소리 빅데이터 분석에 나섰지만 일부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무엇보다 도입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입 목적에는 콜센터 효율화, 품질관리 강화, 빅데이터 분석 등이 있다. 콜센터 효율화로 상담원 업무가 경감돼 고객 응대에 집중할 수 있다.

법적 의무사항 준수 여부를 시스템적으로 파악해 불완전판매 등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빅데이터 분석은 위험 관리와 운영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도입 목적을 명확히 하는 방법이다. 분석시스템 도입 전 과거 데이터로 분석결과를 검토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도입 목적에 맞는 솔루션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어 분석 능력이 우수한 엔진을 확보해야 한다. 고객의 소리 분석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한국어 음성과 텍스트를 분석하는 언어 분석 시스템이다. 다국적 솔루션기업이 만든 분석엔진은 영어 등 외국어 분석 능력을 높이는 데 집중돼 한국어 분석에 취약하다. 한국어 사전이 내장되지 않은 외산 엔진도 있다.

신기술이 반영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음성인식과 텍스트분석은 신기술이 쏟아지는 첨단 영역이다. 첨단 기술은 고객의 소리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확도를 좌우하는 핵심이다. 딥러닝(Deep Learning) 등 기계학습 분야 신기술이 필요하다.

금융사 최고정보책임자(CIO)는 “기업 내 다크 데이터(Dark Data)로 여겨지는 고객의 소리가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해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