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불똥이 민간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며 특정 업종 매출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병원과 여행업종, 항공사가 이례적으로 매출이 곤두박질치는 등 전반적인 경기 불황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25일 여신금융협회 5월 카드 승인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로 인한 민간 소비심리 위축으로 되살아나던 내수회복세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확인되기 전과 확진판정이 발표된 5월 하반기 카드 승인금액 증가율 차이가 5.0%포인트로 벌어졌다.
의료업종과 여행사, 항공사 업종, 학원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5월 의료업종 카드 승인금액은 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지만 메르스가 출현한 하반월(매월 15~30일) 금액은 1.7% 감소했다. 5월 말부터 메르스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일부병원의 외래환자가 금감하고 조기퇴원환자가 증가한 탓이다. 한방병원을 제외한 종합병원과 일반병원 모두 카드 승인 금액이 감소했다.
여행사와 항공사업종도 직격탄을 맞았다. 카드 승인금액은 764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했지만 역시 하반월 카드 승인금액은 2.9% 감소했다.
5월초 황금연휴로 내국인 해외출국자수가 지난해 대비 3.2% 증가한 덕에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늘었다. 하지만 메르스 여파로 여행 등 외부활동이 위축되면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항공권 예약 취소건수는 7만여명을 기록했다. 학원업종 카드 승인금액은 14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고 하반월 금액은 8.3%급감했다.
유통업종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했다. 5월 유통업종 카드 승인금액(8조원)은 전년 동월 대비 13.4% 증가했다.
한편 5월 카드 승인금액은 51조7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증가했다. 체크카드 성장세가 이어지며 5월 전체 카드 대비 체크카드 승인금액 비중(21.6%)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통계가 분리 집계된 이래 최고치를 달성했다.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40조4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로 늘었다. 신용카드 승인건수는 7억4000만건, 체크카드는 4억5800만건으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2.5%, 23.7% 증가했다.
카드결제 소액화 추세는 이어졌다. 5월 평균 결제금액은 4만308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 하락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