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대한 코스닥의 분리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면서 유망 벤처기업의 상장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코스닥을 거래소에서 분리, 독립하는 논의가 거세지면서 쿠팡, 배달의민족, 옐로모바일 등 시가총액 1조원대 비상장 스타트업의 기업공개(IPO)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국내외에서 거액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당장은 상장 계획은 염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한 쿠팡은 단기간 상장 계획은 없다면서도 코스닥 상장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쿠팡 관계자는 “상장은 자금 확보를 위해 하는 것인데 최근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자금 확보가 시급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상장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벤처연합 모델로 떠오른 옐로모바일 측도 나스닥이든 코스닥이든 정해진 것은 없으며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국내외 시장 모두를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옐로모바일은 최근 대규모 해외 투자를 유치 중이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영단기’를 서비스하는 에스티앤컴퍼니 등도 이용자 확보, 시장 확대에 집중하면서 상장 요건을 알아본다는 계획이다.
벤처업계에서는 코스닥 분리 이후 상장 요건을 완화되고 활성화되면 나스닥 등 해외 상장에 눈 돌리는 벤처기업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로선 벤처업계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지만 일부 모바일 게임업체나 바이오업체를 제외하고는 코스닥 시장에서 볼 수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쿠팡이나 옐로모바일은 현재 적자기업이기 때문에 상장 요건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카카오도 ‘3년 연속 흑자’ 등의 코스닥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해 우회상장하는 방법이 아니라면 상장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해외 선진 시장은 기술 위주 평가로 재무안정성이나 매출 등을 직접 요구하지 않는데 반해 코스닥은 외형 요건을 갖추기는 까다롭고 자금 조달 기능이 축소돼 사실상 ‘2부리그’ 취급 받는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옐로모바일, 쿠팡 등의 코스닥 상장과 관련해 적자기업이라 상장이 안 된다는 일부의 루머는 사실과 다르다고 못 박았다. 올해 코스닥 상장기업 중에는 적자기업이 다수 포함됐다며 언제든지 신청하면 상장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거래소는 대형 벤처기업이 상장을 늘려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는 것이 벤처생태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코스닥상장유치부 관계자는 “쿠팡과 옐로모바일 두 회사 모두 형식적 상장 요건은 갖춘 것으로 안다”며 “장외 벤처들이 나스닥 상장을 고민하거나 국내 증시 상장시기를 조율하는 차원에서 진입이 늦어지는 것이지 거래소 차원의 제한은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