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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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달을 더 가까이 관찰하기 위해 좋은 망원경을 열심히 개발했다. 누군가는 아예 달에 직접 가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은 일반적 사고 폭을 벗어나 혁신적 생각과 접근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문샷 싱커는 너무 앞선 사고 때문에 종종 황당무계한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접근에서 나타날 때가 많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스마트폰 최고 제품 경쟁을 한다. TV와 세탁기·냉장고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1, 2위를 다툰다. 자세히 보면 좋은 것을 빠르게 추격하고 여러 요소를 종합해 제품으로 만드는 데만 탁월하다. 우리가 산업에서 ‘문샷싱킹’급 독창성을 보여준 일은 그리 잘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나라 소재와 부품산업은 여전히 일본과 독일에 밀린다. 주요 완제품은 중국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나 기업 모두 ‘혁신’과 ‘신성장동력’을 외치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미흡하다. 대기업은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기기 등을 차세대 먹거리로 꼽고 있다. 하지만 기존사업 연장선상에서 도전 범위를 미리 한정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스타트업’ 육성 정책이 넘쳐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로 무장한 신생 기업이나 스타급 최고경영자(CEO)가 잘 등장하지 않는다. 점검이 필요하다.

혁신은 우연의 산물일 때가 있다. 성공률이 낮다고 슈팅을 아껴서는 절대 득점을 낼 수 없다. 산업계 전반에 여러 시도가 획기적으로 더 늘어야 한다.

기존 사업조직과 ‘문샷싱킹’ 담당자의 확실한 구분도 필요하다. 어쩔 수없이 우리 기업과 사업은 단기성과에 집착한다. 기존 틀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채택되기 쉽지 않다. 즉각 매출로 이어질 것과 전혀 다른 독창적 시도는 접근부터 달라야 한다.

차분히 생각해 보자. 우리가 달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하늘이 아닌 손가락 끝만 보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자자동차산업부 부장·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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