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자회사 SK루브리컨츠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와 별개로 SK루브리컨츠 기업공개(IPO)도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어느 쪽이 재무적으로 더 유리할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로부터 SK루브리컨츠 경영권 포함 지분을 매수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검토에 들어갔다. 제안된 매수 대금은 2조원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SK루브리컨츠 IPO도 준비해왔다. 루브리컨츠 경영권 매각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과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자금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조원에 달한 순차입금을 올해 6조원 이하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융권에선 SK이노베이션이 루브리컨츠 IPO를 통해 마련할 수 있는 자금규모를 1조원 정도로 본다. 경영권 매각이 이뤄지면 이 보다 훨씬 많은 3조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SK루브리컨츠는 2012년 2999억원, 2013년 1556억원, 2014년 2900억원 등 매년 알토란 같은 영업이익을 올린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다.

SK이노베이션 측은 “MBK 쪽에서 루브리컨츠 매각 제안이 왔고 이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매각 여부, 금액, 시기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루브리컨츠 미래가치를 고려해 IPO를 포함해 다양한 계획을 세웠고 이 와중에 MBK 제안이 들어온 것”이라며 “검토가 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매각이 확정된 것은 결코 아니고 IPO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