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에 수출 중소기업 피해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자 해외 투자자가 한국 방문을 취소하고 국내 기업인 방문도 꺼리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중동지역 바이어를 초청해 개최 예정이던 수출상담회가 잇따라 취소됐고 감염 환자가 늘고 있다는 이유로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각종 국제 행사도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기도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오는 11일 남양주에서 열기로 했던 ‘G트레이드 남양주 수출상담회’를 취소했다. 상담회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지역과 중동 및 유럽지역 바이어 48개사가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국내 환자가 늘어나면서 행사가 결국 취소됐다.
오는 25~26일에 화성시와 고양시에서 열리기로 했던 ‘2015 경기 소싱 페어’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 행사는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 바이어가 방문해 국내 중소기업과 수출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면 재개하기로 했지만 정확한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중동에 우리 중소기업을 파견하던 사업은 처음으로 모집 미달 사태를 맞았다. 화성시는 매년 중소기업 10개사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보내 수출을 지원하는 ‘시장개척단’ 사업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처음으로 모집 기업이 부족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참여기업이 너무 없어 사업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중국, 일본 변리사회를 서울로 초청해 최신 정보를 교류하던 지식재산(IP) 행사도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변리사회(ACPAA)는 최근 오는 7월 10~11일 서울에서 대한변리사회가 개최하는 한중 변리사 세미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고영회 대한변리사회 회장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밝히고 제대로 위기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나라 전체가 위험지역으로 비쳐 피해가 속출할 것”이라며 “내달 초 예정된 일본 변리사회와 행사도 불투명해졌을 뿐 아니라 우리가 해외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맞는지 여부까지 고민해야 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중동 지역에 파견 나가 있는 중진공 직원에 따르면 오히려 중동은 현재 안전하고 아무런 요동이 없는 상태”라며 “메르스 확산을 경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 판로 확대와 해외 투자자 방문까지 막히는 것은 지나치다”고 우려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