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인터뷰/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

“유전체연구, 정보기술(IT), 나노기술 등이 융·복합된 미래의료가 태동하는 현재도 우리는 각종 제도와 규제 쟁점에만 묶여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미래 의료를 선도하는 분당서울대병원 이철희 원장 말이다. 이 원장은 국내 병원장 중 드물게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스마트 헬스케어 선구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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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 때문에 새로운 것을 아무것도 창조할 수 없다면 21세기 미래의료 시대에 의료 식민지를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 원장은 그렇다고 우리가 아포리아(길 없음) 상태에 처한 것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세계 최고 수준 의료기술과 IT 역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전체,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의료정보시스템 등을 융합해 미래의료를 선도적으로 창조해 헬스케어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원장은 “이를 기반으로 21세기 새로운 의학이 창조되는 지금 미래의료 선도자로서 위치를 선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실행계획도 주문했다. 정부 연구개발(R&D) 지원 방향과 성과 평가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원장은 “IT와 의료가 융합해 새로운 제품이나 지금까지 없던 헬스케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창조경제 전형”이라며 “성과를 가져오려면 분야에서 사용되거나 사용단계에 다다른 기술을 융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R&D 지원 초점을 처음부터 수출에 맞춰야 한다. 산·학·연·관·병 간 역할을 분담, 정책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

의료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R&D 펀드 생태계 조성도 필요하다. 의료산업 수출을 위해 병원이 의료현장과 연계된 제품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한국식 성공모델도 확산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IT융합헬스, 나노의학, 유전체의학, 스마트 의료기기 진출 통로로 활용해야 한다. 사업경험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은 병원과 협력해 진출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새로운 의학 탄생을 외면하고 미래 의료를 부정하는 데 머물러 있다가는 선도자가 될 수 없다”며 “우리는 지금 신의학의 주역이 될 것인지, 주어진 구슬을 꿰지 못해 영원한 들러리로 남을 것인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