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컴퓨터 에니악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1946년이니 지금으로부터 거의 70년 전의 일이다. 지금은 컴퓨터가 없는 세상은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컴퓨터가 처음 개발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략 세 번 정도 혁명적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 IT혁명은 개인용 컴퓨터, 즉 PC의 등장이다. 1960년대와 집적회로(IC) 기술이 발달하면서 컴퓨터를 집 안에 놓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 수 있게 되면서 PC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 시대 최대 승자는 마이크로소프트였다. 석·박사급 연구원이나 간신히 작동시킬 수 있는 기계인 컴퓨터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운용체계를 만든 것이다. 마치 자동차 엔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라도 페달을 밟고 핸들을 조작하면 차를 움직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컴퓨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라도 클릭 몇 번이면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 IT 혁명은 인터넷 대중화다. 전 세계 PC가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어디에 어떤 자료가 있는지를 모르면 물리적으로 연결이 돼 있다고 한들 아무 의미가 없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정보 가운데 자신이 필요한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검색엔진 역할이고,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한 구글이 두 번째 IT 혁명 승리자가 됐다.
현재 진행 중인 세 번째 IT혁명은 스마트폰 보급이다. 스마트폰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전화통화가 가능하고 인터넷에 물려 있는 초소형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이게 대체 PC와 무엇이 다르다고 혁명이라고까지 하는 것일까? 근본적인 변화는 접근성에 있다. 휴대전화는 원래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 위해 24시간 들고 다니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장치다.
PC가 강력하다지만 평범한 사람이 PC 앞에 24시간 붙어 있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휴대전화 법통을 계승한 스마트폰은 많은 사람이 항상 들고 다닌다. 그래서 이제는 특별한 때가 아니면 PC를 쓸 필요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PC 기반 서비스는 근본적으로 풀(pull) 방식이다. 사용자가 PC를 켜고 무엇인가 행동을 해야 서비스를 받는 구조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는 반대로 푸쉬(push) 방식 서비스가 가능하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뭔가 알림이 와서 마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확인하듯 즉시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미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한 방향으로 많이 바꾸어 놓았다. 이 분야에서 속속 새로운 스타들도 나오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만 해도 소셜커머스가 그토록 빨리 성장한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폰을 통한 쇼핑에 적합한 구조여서다.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같은 앱 또한 스마트폰 특성을 잘 활용한 서비스다. 이 혁명은 아직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초기 스타트업 벤처기업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는 자리에 가 보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혁신적인 서비스가 넘쳐난다.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하는 일을 스마트폰을 통해 더 편리하게 바꾸는, 소위 O2O(Online to Offline) 형태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많다. 이를테면 모바일 앱으로 식권 관리를 자동화하는 서비스나 세탁물을 수거해서 세탁을 해 주는 서비스 같은 것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준비하는 팀도 있다. 아직은 제대로 성숙하지 못 해서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 했지만 물밑에서는 지금도 벤처기업 주도로 크고 작은 혁신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낼 멋진 미래를 기대해 보자.
문석현 쿠팡 PO(Product Owner) shmoon@coup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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