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 과정을 조절하는 마이크로리보핵산(miRNA) 탄생의 비밀을 풀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과 우재성 연구위원팀은 miRNA를 만드는 물질인 단백질 복합체 ‘드로셔-DGCR8’의 구성과 기능을 밝혔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드로셔-DGCR8 단백질이 발견된 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대량 정제에 성공해 드로셔 단백질 각 부위 기능을 명확히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단백질 복합체는 1개의 드로셔와 2개의 DGCR8 분자로 구성돼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드로셔는 miRNA 재료가 되는 물질의 하단부분을 인식한 뒤 절단할 위치를 찾아 자르는 재단사 역할을 수행하며, 파트너인 DGCR8은 상단부분을 인식해 드로셔가 정확한 절단부위를 찾도록 도와주는 조수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세포는 DNA에 담긴 유전정보를 전령RNA에 복제해서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데 이용한다. miRNA는 전령RNA와 결합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분화와 성장, 사멸 활동에 질서를 부여하는 이른바 ‘세포 내 경찰’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miRNA 생성과 작동에 이상이 생기면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김빛내리 단장은 2002년 miRNA 생성 과정을 밝혔고, 2003년에 miRNA를 생성하는 물질인 ‘드로셔 단백질 복합체’를 처음 발견한 바 있다.
우재성 연구위원은 “miRNA 탄생 과정을 명확하게 그려내는데 주력해왔다”면서 “앞으로 miRNA를 활용해 특정유전자를 통한 단백질 합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 암이나 유전질환 등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 ‘셀(Cell)’ 28일자(한국시각 29일) 온라인에 소개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