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갈등]<상>총공세 나선 지상파

지상파 방송사가 ‘콘텐츠 제 값 받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청률 하락으로 광고는 급락하는 반면에 콘텐츠 제작 재원은 크게 늘어나는 데 따른 자구책이다. 하지만 경영사정이 여의치 않은 유료방송사업자 반발이 만만치 않다. 양쪽이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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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올레tv 홈페이지

지난 2012년 케이블방송의 지상파 블랙아웃(송출중단), 지난해 모바일IPTV 브라질 월드컵 중계 중단, 올해 지상파 VoD 가격 인상 등 첨예한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콘텐츠 대가를 둘러싼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대립 배경과 해법을 긴급 시리즈로 진단한다.

문화방송은 최근 유료방송사업자를 상대로 무료 VoD(SVod) 과금 체계를 기존 정액 방식에서 가입자 당 대가(CPS)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프로그램 제작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저가 SVoD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달 일부 지상파 VoD 가격을 최고 50%(HD 기준) 올릴 당시에도 프로그램 제작비 등 급증한 투자비용을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화가 배포한 ‘2014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이 지난 2013년 기록한 전체 제작비 규모는 자체제작, 외주제작, 국내외 구매 비용을 합해 총 1조296억원이다. 8858억원을 기록한 지난 2003년부터 매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에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매출액 규모는 하락세다. 한국방송공사(KBS)가 기록한 2013년 광고 매출액 규모는 전년 대비 약 44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문화방송(MBC)과 에스비에스는 각각 전년보다 140억원, 250억원 감소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무료 VoD 등이 등장하면서 대규모 비용을 투자해 제작한 지상파 콘텐츠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다”며 “치솟는 제작 재원을 감안하면 콘텐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은 평균 4% 이내로 급감했다. 유료방송, 인터넷·모바일 등 방송 매체 다양화로 시청률과 광고 수익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풀이됐다.

지상파 3사가 추진하는 콘텐츠 대가 인상 방안은 이 같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다.방송광고 중심 수익 구조를 콘텐츠 이용료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방송 매체 다양화에 따라 지상파 직접 수신율이 10%를 밑도는 상황에서 콘텐츠가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상파 3사는 최근 실시간 지상파 방송 재송신료와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가격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에서 철수, 네이버·다음카카오와 광고영업권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 등 콘텐츠 대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 전략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콘텐츠 공급 계약 기간이 만료된 유료방송 사업자를 상대로 신규 영업 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싸움에도 나섰다.

일각에서는 지상파 방송이 지속 가능한 신규 미디어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체 방송 매체가 다수 존재하는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지상파 시청 수요가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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