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루브리컨츠가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다. 한국 윤활유 업체가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한 사례는 많았으나, 토종 브랜드가 수출되는 것은 처음이다.
SK루브리컨츠는 사우디 글로브테크(Globetech) 윤활유사업 자회사 라빅퍼스트루브리컨츠와 ‘지크’ 브랜드 사용허가 계약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라빅퍼스트루브리컨츠는 2020년까지 6년간 ‘지크’ 브랜드 윤활유 매출액에 연계해 매년 SK루브리컨츠에 브랜드 로열티를 지급한다.
글로브테크는 사우디 내 석유유통 사업망을 갖추고 있는 코나이니(Khonaini) 그룹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파이프 코팅 전문 기업이다. 자회사인 라빅퍼스트루브리컨츠는 이번 라이선스 계약으로 사우디를 포함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윤활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지크는 SK루브리컨츠가 지난 1995년 한국 최초로 만든 자체 윤활유 브랜드다. 출시 20년 만에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았다. 1980년대 에쏘(Esso), 걸프(Gulf) 등 해외 메이저 브랜드를 빌려 윤활유 사업을 했으나 이제 거꾸로 브랜드를 수출하는 기업이 됐다.
SK루브리컨츠는 이번 수출에 따라 라빅퍼스트루브리컨츠에 지크 브랜드와 로고 사용을 허가하고, 독자 개발한 윤활기유 ‘유베이스(Yubase)’를 이용한 윤활유 배합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윤활유는 주재료인 윤활기유와 첨가제를 혼합해 만들어지며, 윤활기유 품질, 배합식 등이 윤활유 성능을 좌우한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사우디 시장 공략을 위해 코나이니가 보유한 석유 유통사업망을 활용할 수도 있다”며 “사우디를 시작으로 중동·북아프리카 윤활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루브리컨츠는 베트남과 파키스탄 등 오토바이 이용자가 많은 아시아국가를 중심으로 오토바이용 엔진오일 ‘ZIC M’을 출시하고 인도,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는 윤활유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윤활유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