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은 오락위주, 우리가 실제 리얼 골프”
[전자신문인터넷 박광수기자] 골프존이 장악한 스크린골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야외골프장이면서 스크린골프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오케이온골프가 그 변화의 주인공. 프로들까지 무엇 때문에 골프를 좀 친다는 마니아들은 오케이온골프에 열광하는 걸까? 리버사이드호텔 신사동 가맹점 우재호 대표는 그 이유를 “필드와 똑같은 체감형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체감형 시스템? 필드와 똑같다? 말로만으로 믿기 힘든 게 사실. 직접 체험부터 해보기로 했다. 1번홀 첫타석 드라이버. 드라이버에서 슬라이스가 잘나는 기자의 구질은 어김없이 슬라이스를 그려냈다. 하지만 이번 슬라이스는 골프존에서 매번 그려내는 슬라이스와 많이 달랐다. 우선 구질이 내가 친 방향 그대로 화면에 적용됐다는 것. 눈으로 공중 비행하는 공의 방향부터가 잘못됐으니 “잘 맞았는데 슬라이스”란 얘기는 할 수가 없다.
러프에 빠진 세컨샷 뒷땅도 그대로 적용되기는 마찬가지. 벙커는 더 리얼했다. 실제 필드 벙커에서처럼 헤드를 오픈한 상태에서 빠져나와야지만 위기 탈출이 가능했다. 우 대표가 주장하는 “각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는 시스템에 구질이 눈에 보이면서 화면으로도 적용되니 필드와 다를 게 없다”라는 게 실감되는 순간이다.
우 대표의 자랑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오케이온골프 시스템은 적외선이 읽어내는 골프존과 달리 초고속 카메라 방식이어서 절대 봐주는 것이 없다. 따라서 한타 한타 정성들여 치지 않으면 안된다. 신사동 가맹 골프장은 거리가 짧지만 150m 춘천 가맹점이나 250m 광양 가맹점은 실제 떨어진 볼의 구질과 흐르는 방향까지 시스템이 읽어내서 반영하기 때문에 더 필드의 느낌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 대표의 얘기대로 매번 필드를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인도어 골프연습장에서 느낄 수 있는 개방감에 필드의 묘미까지 만끽할 수 있으니 굳이 골프장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스크린골프 대세는 골프존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골프존은 오락성 게임일뿐 실제 실력을 늘려주지 않는다”며 차이점을 조목조목 지적해 나갔다.
우선 그는 “프로들까지 오케이온골프에서 연습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백스핀의 경우 골프존은 내가 친 공을 읽어낸 것이 아니라 연출한 장면일 뿐이지만 우리는 백스핀까지도 전부 읽어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화면에 자신의 스윙폼을 로봇으로 비교분석까지 해줘 자세교정에도 도움 받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은 LPGA 유명 프로선수들까지 와서 이용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이어 “요즘 골프존은 거리 제한없이 우후죽순 생겨나 같은 가맹점끼지 경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우리는 인도어 골프연습장만 이 시스템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서로 경쟁할 일이 없다. 오히려 가맹점끼리 정보를 교류하며 친목을 도모한다. 또한 골프존은 새로운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비용을 가맹업주에게 부담시킨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골프존의 경우 본사의 행포에 업주들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업그레이드 비용을 점주에게 따로 전가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지원정책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갑의 행포’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골프존의 과도한 시스템 판매에 대해서도 우 대표는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골프존은 방 한개마다 약 6000만원 이상의 설치비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절반 정도의 금액만으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게임비 역시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골프존과는 비교가 안되게 저렴하다. 내가 가맹점 사장이지만 오케이온골프를 알게 됐다면 골프존을 이용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오케이온골프 가맹점은 28호점까지 늘어난 상태다. 최고 매출 가맹점이라는 광양의 경우 하루 90명에서 100명 가량이 시설을 이용한다. 골프장 맵도 매달 꾸준히 늘어나 현재 103개로 유지되고 있다.
우 대표는 “최근 가맹점이 늘어남에 따라 매장이 직접 운영하는 대회에서부터 본사가 진행하는 전국대회까지 부쩍 늘었다. 대회에 참여하는 마니아들도 실제 필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공 잘 치는 사람이 이기는 대회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오케이온골프의 또 다른 장점은 실제 필드처럼 무료 그늘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료로 토스트, 햄, 달걀, 커피, 차 등 가맹점마다 제공하는 품목은 다르지만 그늘막이 없는 가맹점은 없다. 또한 오전 9시 오픈해 밤 12시 이후 손님이 있을 때까지 매장을 운영한다.
우 대표는 “비오는 날, 눈오는 날 경치를 구경하면서 게임을 즐긴다고 상상해보라. 이런 이유 때문에 동호인이나 친구들끼리 작은 파티가 매번 이곳에서 열린다. 또한 동호회 골프대전의 최적의 장소라고 강추해주고 싶다. 답답한 골프존을 벗어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think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