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클럽] 엔유씨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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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7년 동안 끊임없이 혁신해 왔습니다. 이제야 글로벌 기업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김종부 엔유씨전자 회장이 전하는 키워드는 간단했다. ‘혁신’과 ‘글로벌’이다. 1978년 주서·믹서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엔유씨전자가 한 업종으로 37년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김 회장의 끊임없는 혁신 노력은 엔유씨전자를 우리나라 주서 산업 산역사에서 ‘쿠빙스 원액기’라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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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5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세계로 뻗어가는 프리미엄 주방가전 기업 엔유씨전자 대구 본사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소개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내 주서 시장은 1980년부터 10년 주기로 붐이 조성됐다. 초기에 김 회장은 어떻게든 주기에 맞춰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바꿨다. 사이클에서 벗어나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해결책은 연구개발(R&D)뿐이었다. 2007년이었다. 엔유씨전자가 ‘쿠빙스 원액기’ 브랜드를 선보인 것도 이 무렵이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해외에서 개최하는 큰 전시회는 대부분 참여했다. 신생 브랜드라 인지도는 낮았고 글로벌 시장 벽은 높았다. 3년 동안 수출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매년 25만달러를 들여 전시했지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의뢰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품질을 인정받을 기회조차 놓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미국에서 열리는 큰 전시회에 세 번째 출품했을 때 반응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엔 눈길조차 주지 않았는데 세 번째 나갔더니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죠. 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오는 것을 보고 나름 신뢰를 느꼈던 모양입니다.” 엔유씨전자는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린 지 4년 만에 60만달러라는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엔유씨전자 수출 실적은 수직상승했다. 2010년 60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이 2011년 300만달러, 2012년 1300만달러, 2013년 2900만달러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5600만달러를 기록하며 5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엔유씨전자는 2010년 미국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일본·유럽·중국지사를 차례로 설립했다. 김 회장은 “현재 수출국이 40개국을 넘어섰다”며 “첫째 목표는 수출국을 80개국으로 늘리고 궁극적으로 180개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만 해도 해외 전시회 출품 계획이 35군데 잡혀 있다”며 “80%에 이르는 수출비중을 10년 후에는 9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기술로 안주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이 안 갖고 있는 원천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고 R&D 투자를 늘렸습니다. 특허와 상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였죠. 특허 하나 내는 데 20년이 걸린 셈이고 지금은 특허 출원과 등록건수를 합하면 지식재산권이 1400건에 이릅니다. 엔유씨전자에 그만큼 피나는 노력과 큰 변화가 있었다는 증거죠.”

엔유씨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80여 개국에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이 가운데 800건가량을 해외에 출원했다. 특허 유지관리 비용만 연간 15억원에 이른다. 김 회장은 “특허는 공지기술과 신기술을 구분해 운영해야 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이 공지기술인지 아닌지는 컨설팅이나 기업 내부 철저한 조사로 정확히 짚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칫하면 기술을 보호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R&D 비중도 높다. 무부채기업을 자랑하던 엔유씨전자가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R&D 투자에 집중하다 보니 2012년엔 부채비율이 870%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지금은 부채비율이 200% 이하로 내려갔지만 당시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김 회장은 “당시 비용이 많이 들었음에도 투자한는 것은 미래를 보고 문을 두드렸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작입니다.”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목표를 세계 소형주방가전 업계 1위로 잡았다. 엔유씨전자 주력 제품인 원액기 시장 전망은 밝다. 지난해 투입구를 넓혀 과일을 통째로 넣어 주스를 만들 수 있는 ‘홀 슬로 주서(Whole Slow Juicer)’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후 메가톤급 반향을 일으켰다. 소득 수준이 선진 경제국가를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웰빙 문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 무첨가 무공해 주스 수요증가가 지속되면서 쿠빙스 원액기가 시장에서 먹히기 시작한 것이다. 김 회장은 “집에서 안전한 주스를 직접 손쉽게 만들어 마시는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원액기 시장이 도입단계를 벗어나 대중화단계로 접어들 것이고 엔유씨전자가 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주스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상업용 원액기도 출시할 계획이다. 상업용 원액기는 과일을 통째로 넣어 맛과 영양을 유지하면서 8시간 이상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시간이 30분 이내인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다. 지난 2월과 3월 독일·미국 전시회에 선보여 가능성을 내다봤다.

발효기 사업도 강화한다. 요구르트와 청국장을 만드는 발효기를 700만대 이상 공급한 엔유씨전자는 지난달 일본에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스마트발효기를 선보였다. 스마트발효기는 발효전문기술을 이용해 108가지 요리를 할 수 있다. 담그는 데 90일이 필요한 매실도 스마트발효기를 이용하면 사흘이면 된다. 원터치버튼 작동으로 최적 요리시간과 온도가 설정된 요거트, 그릭요거트, 치즈 외에 청국장 효소, 식초 추출, 장아찌, 담금주, 식혜 등을 만들 수 있다. 엔유씨전자는 이르면 이달 스마트발효기를 본격 판매할 예정이다.

◆고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글로벌 원액기 시장 주도

엔유씨전자 쿠빙스 원액기가 수출 시장에서 수직성장한 배경에는 프리미엄 전략이 있었다. 쿠빙스 원액기는 미국 비영리단체가 발행하는 소비자 월간지 ‘컨수머리포트’에서 엑설런트 등급으로 선정되면서 품질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9월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2014 컨슈머리포트 톱 주서’ 제품 가운데 책정 가격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호주 소비자잡지 ‘초이스’ 1위, 덴마크 주스마스터 ‘매드 보’ 1위에 올랐다. 소형주방가전으로는 유일하게 세계 최상급 명품만 입점하는 미국 윌리엄 소노마, 영국 해롯 백화점에 입점하며 프리미엄 주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시회에 쿠빙스 원액기를 처음 출품할 당시만 해도 가격 100을 제시하면 바이어들이 중국산 제품 정도로 보고 대량 구매할 테니 30 정도에 계약하자고 흥정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100을 다 주고 가져갑니다.”

김종부 회장은 “프리미엄 명품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다 보니 수출 비중이 높은 해외부문에서 영업이익이 많이 생긴다”며 “최근에는 세계 유수 경쟁업체들의 제휴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 고가 프리미엄 전략 역시 지속적인 R&D 투자가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엔유씨전자는 매년 매출액 2%가량을 투자해 온 R&D 규모를 5%대로 올리고 궁극적으로 1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엔유씨전자 연구조직은 가장 큰 재산 가운데 하나다. 원액기·발효기·그릴 블렌드 등 신제품 개발과 모터 시스템제어 등 요소기술을 개발하는 기술연구소가 있다. 기술연구소와 협업해 식품 성분분석·발효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바이오연구소,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차별화한 디자인을 개발하는 제품디자인연구소가 그것이다.

김 회장은 “창의적 구상 없이는 시장을 개척하지 못 한다”며 “같은 제품이라도 남이 흉내 내지 못할 특허기술로 프리미엄 시장을 창출하는 융합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최고…쿠빙스 원액기

쿠빙스 원액기는 과일을 통째로 투입하면서도 맛과 영양을 유지하면서 사용자 안전까지 보장하는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이다.

초기 원액기 모델과 달리 투입구를 80㎜로 넓혀 재료를 자르지 않고 통째로 넣어 공기접촉을 최소화했다. 기존 원액기가 재료를 잘게 썰어 넣어야 착즙이 가능했던 단점을 보완했다. 엔유씨전자 특허기술인 저속압착 착즙방식(J.M.C.S)으로 재료를 통째로 지그시 눌러 짜 재료 고유의 맛과 영양 손실을 최소화했다. 1분당 회전속도 60회로 최적의 착즙을 구현한다. 저소음 모터를 적용해 조용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모든 부품이 제대로 결합됐을 때만 작동하도록 설계한 2중 안전장치를 적용해 안전성도 강화했다.

엔유씨전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링 시스템을 활용해 원액기 스크루를 설계해 원액기 착즙률을 기존 75%에서 82.6%까지 끌어올리며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탈착 가능한 파워주스캡을 적용함으로써 세척하기 쉽고 다른 과일과 혼합해서 즙을 낼 수 있다. 고객 편의를 고려해 재료 투입구를 과육이 연한 재료를 넣는 과일 투입구와 단단하거나 섬유질이 많은 재료를 넣는 채소 투입구를 만들었다. 아이스크림망을 이용하면 100% 천연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