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가장 폐쇄적인 집단이다. 상명하복으로 강력한 통제가 이뤄지며 외부 사회 접촉이 차단된다. 이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상급자의 하급자 구타·가혹 행위가 빈번하고 물품이나 예산을 착복하는 비리도 잦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내부적으로 덮고 은폐하는 차단된 세계의 맹점이다.
해결책은 군대를 개방하는 것이다. 병영을 개방해 감시하는 눈을 늘림으로써 가혹행위나 비리가 설 자리를 없게 만들어야 한다. 역대 정부는 투명한 병영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
국방을 담당하는 군대 특성상 개방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병영문화 개선 방안으로 개설된 부대 인터넷 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부대-부모-병사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휴가나 외출 시 빌릴 수 있고 부대 내에서도 통화가 가능한 휴대폰 대여서비스도 시작한다고 한다. 지난해 4월 윤 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을 계기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권고한 사안이다. 장병은 휴가 등 부대 밖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으며 부대 내에서는 PX 안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보안이다. 현대전은 사이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사이버전 대응능력이 중요시되고 있다. 북한은 해킹부대를 양성하며 주도면밀하게 주요 국가시설 파괴를 노리고 있다. 국방부는 사이버전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1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다중 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사이버 모의 훈련장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보안의 핵심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다. 보안사고 대부분은 시스템 문제라기보다는 인력 관리 부실로 생겨난다. 보안예산을 대폭 늘리더라도 한 사람의 고의나 실수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부대문화를 바꾸기 위해 개방을 해야하지만 보안은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군부대에 새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보안상 빈틈은 없는지 주도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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