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부럽지 않은 1GW 석탄화력 시대 `활짝`

원전 1기와 맞먹는 대용량에 환경오염까지 줄인 1기가와트(GW) 석탄화력발전 시대가 열렸다. 우리나라 표준처럼 세워졌던 500메가와트(㎿) 발전소 용량을 배로 키웠다. 전력예비력 확대와 함께 오랜 골칫거리였던 부지 확보 문제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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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서발전이 15일 신당진건설본부에서 우리나라 첫 1GW급 석탄화력발전소 당진 9호기에 점화했다.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왼쪽 여덟번째)이 관계자들과 점화식 후 테이프 커팅했다.

한국동서발전은 15일 신당진건설본부에서 우리나라 첫 1GW 이상급 석탄발전소인 당진 9호기에 점화했다.

당진 9호기는 설비용량 1020㎿(1GW)로 한국 첫 1GW급 발전소다. 공사 중인 당진 10호기까지 합치면 원전 2기와 맞먹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발전소 점화는 상용운전을 앞두고 통풍·연료공급·냉각수 계통 등 단위기기 시운전을 완료한 후 발전소 계통 전체를 점검하기 위한 첫 단추다. 보일러와 각 장비 설치 상태 및 제어계통 연결, 기기간 잠금장치 등 정상가동에 대비해 연료 연소부터 최종 발전 개시까지 종합시운전 격이다.

당진 9·10호기는 2011년 6월 착공해 현재 90% 이상 공정률에 이르렀다. 점화를 시작으로 종합시운전에 들어간 9호기는 올해 12월에, 10호기는 내년 6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9호기 점화는 1GW 석탄화력시대 첫 포문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500㎿ 용량 석탄화력이 표준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신규 부지 확보 부담에다 고효율·친환경 요구까지 높아지면서 1GW 발전소가 새로운 대세를 형성할 전망이다. 당진 9·10호기를 시작으로 태안 9·10호기, 신보령 1·2호기 등 앞으로 들어설 석탄화력 대다수가 1GW 이상 규모로 세워진다.

친환경 설비를 대거 적용한 것도 중요한 트렌드 변화다. 동서발전은 당진 9·10호기 총건설비 중 20%를 환경설비에 쏟아부었다. 유연탄을 쌓아놓는 저탄장도 국내 첫 옥내형으로 지었고 공기부양식 석탄이송 설비를 도입해 비산탄 문제를 최소화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소음발생 설비도 늘였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발전소와 제어건물을 분리 시공해 원격제어를 도입하고 보일러에 신공법을 적용하는 등 새로운 기술을 많이 적용했다”며 “뒤따를 1GW 발전소 건설의 모범으로 자리잡도록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뉴스 해설

당진 9호기가 도입한 1GW 발전설비는 최근 석탄화력시장 대세로 부상하고 있는 초임계압 방식이다. 초임계압은 높은 압력상태에서 물에 열을 가해 끓는 현상 없이 바로 증기로 변하는 임계압을 넘어 선 상태로 보일러를 가동하는 기술이다. 고온·고압 증기를 사용해 효율이 좋고 탄소발생도 적은 특징이 있다.

발전 설비시장에선 임계압 이상 온도와 압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고, 1GW 석탄발전은 국제입찰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선 압력 강도에 따라 초초임계압, 극초임계압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당진 9호기는 초초임계압급 발전설비로 기존 발전소와 비교할 때 효율은 5%포인트(P)가량 높고, 이산화탄소배출량은 12%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당진 9호기는 증기터빈에 대형 회전날개를 달아 터빈효율을 0.6%P 올리고, 보일러 튜브에 대형모듈과 신공법을 적용해 설비신뢰도를 높였다.

동서발전은 당진 9·10호기가 연간 약 11만톤 연료 절감과 30만톤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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