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업계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차세대 먹거리로 겨냥했다. 5년 뒤 두 시장은 어떻게 발전해있을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다르다. 스테레오 3차원(3D) 고화질 영상과 음향을 내보내는 것은 동일하지만 가상현실은 몰입형인 반면 증강현실은 개방적이고 부분적으로만 사용자의 집중을 이끌어낸다.
가상현실은 오큘러스의 오큘러스리프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4용 프로젝트모피어스처럼 가상으로 비디오게임이나 영화 세계를 구현한다. 반면 증강현실은 구글글라스나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가 대표적이다. 정보나 이미지를 현실세계 위에 덧입혀 보여주는 식이다.
게임 투자 업체 디지캐피탈(Digi-Capital)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이 두 시장은 1500억달러(약 163조575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증강현실이 1200억달러(약 130조8600억원), 가상현실이 300억달러(약 32조7150억원)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가상현실은 게임이나 3D 영화 시장에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유니티(Unity), 발브(Valve), 레이저(Razer) 등 게임 업체들이 가상현실용 애플리케이션·게임 생태계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의료·군용·교육 등 틈새시장에서도 이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주로 얼굴 전체를 뒤덮는 헬멧 형태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DM)를 활용하는 탓에 앉아서 즐기는 경우가 많다. 걸어다니면서 아무 때나 콘텐츠를 즐기는 모바일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증강현실은 몰입도가 떨어지지만 모바일기기와 콘솔을 연결해 게임을 즐기는 식으로 모바일 시장이 주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디지캐피탈은 설명했다. 증강현실 기기 자체가 모바일 기능까지 할 수도 있다. 전자상거래·모바일결제, 음성 통화, 웹 검색 등 모바일 기기의 기능들을 증강현실 기기에 결합하면 된다. 기존 모바일에서 즐길 수 없었던 증강현실 테마파크 관람 등 새로운 콘텐츠도 도입 가능하다.
팀 머렐 디지캐피탈 상무는 보고서에서 “전체 증강현실 시장은 스마트폰·태블릿PC시장만큼 커질 것”이라며 “만약 스마트폰·태블릿PC만큼 증강현실 하드웨어 기기 가격이 떨어진다면 수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고 이는 디바이스 업체들에게 엄청난 매출액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