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경영 전략 등 문제...투자 위축 우려도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한국거래소가 올해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계획인 가운데, 하반기 상장되는 중·소기업은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하반기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영세한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일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총 120개 기업을 상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지난해처럼 하반기에 대거 상장 러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말과 공휴일 등을 제외한다면 적어도 2일에 한 기업 씩 상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 상장이 몰릴 경우 인지도가 낮거나 매출이 적은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 IPO전문 기업 임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상장이 대거 몰리면서 매출 규모가 크거나 이슈가 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며 “이로 인해 중소형 기업들은 관심 대상에서 멀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는 기업 상장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하반기에 상장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상반기에는 기업 상장 유치를 위한 접촉을, 하반기에는 대거 상장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관심 쏠림 현상에 관해서는 “대형 기업 위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8월 중국발 수혜기업으로 인식되던 쿠쿠전자는 일반적으로 상장 첫 날에서 둘째 날까지 주가가 상승하는 IPO효과를 누리지 못한 체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24일과 29일에는 하루에 SPAC기업을 포함, 각각 8개와 7개 기업이 상장해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주기도 했다.
결국 올해도 하반기에 대거 상장이 몰리면 이슈로 부각되지 못한 기업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려운 처지가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은 한국거래소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기업 상장을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계획하다보니 하반기에 상장기업이 대거 몰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중소형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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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