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불러올 사회 병리현상을 두고 머리를 맞댔다. SNS가 불러일으키는 우리 사회의 경직된 대립·갈등에 대한 심각성을 공유하며 해결방안을 고민했다.

삼성은 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 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초청, ‘SNS의 10가지 얼굴’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이 교수는 사장단에게 SNS에 대해 우려되는 점을 10가지 얼굴로 제시했다. 마케팅 활용 등 우리 사회가 부여했던 SNS 순기능 대신 이로 인한 사회분열을 ‘탈구’로 정의하며 SNS 과잉을 경계했다.
SNS의 10가지 얼굴로는 △사회관계망 △컴퓨터를 매개로 한 소통도구 △권력행사의 장 △정보전파의 도구 △빅데이터 생산 공간 △컴퓨터 연산으로 사회현상이 일어나는 곳 △문화 소프트웨어 △글쓰기 공간 △비장소 △정신적 병리현상 △사회적 탈구 현상이 꼽혔다.
이 교수와 사장단은 이중 ‘사회적 탈구현상’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눴다. ‘탈구’는 관절 뼈마디가 정상범위에서 이탈한 현상으로 SNS 과잉이 우리 사회를 올바르지 않은 상황으로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특정 생각과 이념에 사로잡힌 양극화가 제시됐다. 이 교수는 “SNS 세상이 양극단으로 갈라져 상호교류가 실종됐다”며 “경직된 대립과 갈등이 SNS 탈구의 문제”라고 사장단에 말했다. “어느 세상에서나 영원한 강자는 없듯 SNS 과잉으로 인한 편향적 사고관 형성을 피해야한다”고도 당부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나르시시즘’을 꼽았다. 자신과 관계를 맺은 특정 의견을 지나치게 추종하고, 타인의 것을 관음하고, 자신 콘텐츠를 생산할 때 자기과시욕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남의 것을 보는 일이 과잉화되면서 실제 오프라인 사회와 SNS 세상 간 관계가 탈구된다는 것이다.
탈구 해결방안으로 SNS 중독 탈피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읽기’ ‘생각하기’ ‘쓰기’ 등 전통적 의사소통 방식으로 돌아가 탈구를 해결해야 한다”고 사장단에 권했다. 사장단도 SNS로 인한 탈구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 교수와 의견을 나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