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결정

우리나라 정부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한국이 AIIB 예정창립회원국(Prospective founding members)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중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발표문에서 “앞으로 기존 예정창립 회원국의 동의를 받으면 한국도 예정창립 회원국의 지위를 얻게 된다”며 “6월 중 설립협정문 협상이 완료되면 이에 서명하고, 이후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 정립회원국으로 최종 확정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AIIB가 한국이 설립에서부터 주요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최초의 국제금융기구로, 우리나라의 금융외교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AIIB가 향후 본격 운영되면 아시아 지역에 대형 인프라 건설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의 AIIB 참여 결정으로 건설, 통신, 교통 등 인프라 사업에 경험이 많은 우리나라 기업의 사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지역 인프라 시설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시설 투자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그동안 중국의 참여 요청에도 9개월째 가입을 미뤄왔다. 중국이 50%를 넘는 최대 지분을 가져 우리나라가 주도적 역할을 하기 어려운 반면 대규모 투자 시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한국의 AIIB 가입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AIIB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한미 양국 우방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재부는 발표문에서 “AIIB의 지배구조 등이 국제적 수준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 피력했다”며 “최근 이와 관련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 주요 우방국과 긴밀히 협력해 AIIB가 책임성과 투명성, 지배구조, 부채의 지속가능성 등에서 기존의 다자개발은행에 부합하는 높은 수준의 모범적 기준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IB는 각각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되는 은행이다. 지난 2013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를 순방하던 중 공식 제안했다. 1년 후인 지난해 10월 24일 500억달러 규모의 AIIB가 공식 출범했다.

AIIB 설립은 중국이 초기 자본금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AIIB의 총 자본금은 각국의 투자를 받아 1000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몽골, 싱가포르 등 21개국이다. AIIB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공식 출범되며, 본부는 중국 베이징에 둘 예정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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