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시장점유율이 13년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다. 신세기통신을 합병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1위 사업자가 50% 마지노선을 내준 지 오래다. 애플이 2위 이동통신사업자와 손잡고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1위 사업자 기득권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동맹을 맺은 SK텔레콤이 ‘아이폰 열풍’에도 50% 점유율을 지켜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SK텔레콤 점유율이 50%로 아래로 떨어진 것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5:3:2로 고착화된 통신시장 점유율 경쟁구도에 균열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이동통신 3사는 5:3:2 구도에서 조금이라도 이탈할까봐 노심초사했다. 누구든 기존 점유율보다 낮아지면 어김없이 보조금을 대대적으로 투입했다. 점유율을 뺏고 지키려는 소모적인 경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점유율 경쟁 상징으로 여겨지던 1위 사업자 50% 점유율이 붕괴되면서 기존 경쟁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해졌다. 당장 SK텔레콤도 50% 붕괴에 대해 “앞으로 소모적 점유율 경쟁보다는 양질의 서비스 경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SK텔레콤이 이참에 장기 미사용 선불폰 45만대를 완전히 정리한 것도 나름대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 공언대로 소모적인 점유율 경쟁이 실제로 줄어든다면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소모적인 점유율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이것이 비싼 통신비로 전가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
한편으로 1위 사업자 점유율 50% 붕괴는 비즈니스 세계의 냉혹함도 보여준다. 철옹성 같던 50% 점유율이 붕괴된 발단은 롱텀에벌루션(LTE)이라는 차세대 서비스에서 후발사업자가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기술과 시장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면 아무리 우월적인 사업자라도 시장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되새기게 된다. SK텔레콤뿐만 아니라 경쟁사도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소비자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혁신 전략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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