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수출향 사후서비스(AS) 부품 중 단산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급증했다. 현대·기아자동차 해외 판매가 늘고, 우리나라 중고차 수요도 확대된 것이 배경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내 계열사에서 단산부품을 공급받는 것은 물론이고, 폐차장까지 뒤지는 등 물량 확보에 총력에 나섰다.
25일 업계와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이 회사 단산부품 수출액은 지난 2010년 3억4033만달러에서 지난해 6억9470만달러까지 늘었다. 5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수출액은 지난 2012년 처음으로 6억달러를 넘어섰고, 7억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체 AS 부품 수출액 중 단산부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처음 40%를 넘어섰다. 이 비중은 2010년 27.7%, 2011년 37.0%, 2012 35.5%, 2013년 37.0%로 증가세를 보였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수요가 늘고, 노후 및 단산차종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수출국인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생산이 중단된 중고차가 많아 단산부품 수요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 단산 차종은 현재 120여개로, 이들 차에 들어가는 부품 종류는 160만종에 이른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보관 중인 단산부품 재고량만 금액 기준 약 2500억원에 육박한다. 단산 후 10년 이상이 지나 AS 수요조차 끊긴 부품 재고량은 520억원 규모다. 단산부품 보관용 물류 창고도 별도 운용한다.
부품 대부분은 단산부품을 제조하는 그룹 내 계열사 현대파텍스에서 공급받는다. 최근에는 파텍스에서 생산하지 않는 중고차 부품을 구하기 위해 대형 폐차장까지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이용이 늘어나면서 단산부품 수요도 늘고 있다”며 “현대모비스가 자체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단산부품을 구하기 위해 대형 폐차장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수요가 미미한 단산부품 물량은 ‘연간 확정량 발주제도’와 ‘FBO(Final Buy Order)’를 통해 확보한다. 연간 확정량 발주제도는 저순환부품 연간 수요를 예측해 미리 재고를 확보하는 제도다. FBO는 AS 수요조차 끊긴 단산부품의 마지막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협력 업체에 마지막으로 넣는 생산 주문이다.
해외 부품 공급 라인도 구축했다. 52개 직영 AS 부품창고와 477개 대리점이 1만1262개 딜러에 직접 단산부품을 공급한다. 해외 시장에서 AS 품질을 높여 현대·기아차 전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단산부품의 법정 의무 공급 기간은 ‘단산 후 8년’이지만 10년이 넘은 단산 차종 부품도 확보해서 공급하고 있다”며 “원활한 부품 공급과 빠른 수리가 현대·기아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표]현대모비스 단산부품 수출액 추이>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