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1분기 실적에 대한 ‘착시현상’이 도마에 올랐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00% 성장할 것이라는 증권사 추정치를 일부 언론이 그대로 전제하면서 빚어진 논란이다. 지난해 1분기 ‘사상초유의 마케팅 대전’으로 통신 3사 영업이익이 이전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을 전혀 방영하지 않고 단순히 수치만 비교했기 때문이다.
23일 증권사 실적전망치를 종합하면 1분기 SK텔레콤은 4조3682억원, KT는 5조7225억원, LG유플러스는 2조6566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SK텔레콤 5362억원, KT 3195억원, LG유플러스 1763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망치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12%나 증가했다. KT 증가율이 110%에 달해 두 회사 모두 영업익이 갑절 증가했다. LG유플러스 영업익도 55.7%나 늘었다.
이처럼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이통 3사가 올해 1분기에 크게 남는 장사를 한 것처럼 보인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4분기 3사 영업이익이 7150억원인 반면에 올 1분기에는 1조원이 넘는다. 40% 정도가 늘어난 것이다.
일부 증권가와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보조금 지급을 줄인 이통사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2월부터 공시지원금까지 내린 것이 이통사 영업익을 늘리는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착시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통업계 시각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50.5%나 감소하면서 2524억원에 그쳤다. 당시 ‘대란’이 벌어지는 등 마케팅 전쟁 탓이 크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영업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 역시 착시현상이 한 몫 했다. KT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이 겨우 343억원으로, 1분기 3195억원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KT는 지난해 일회성 명예퇴직 비용 지출이 급증하면서 4분기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다.
오히려 올 1분기 실적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이통업계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과열 등 당시 상황을 살피지 않고 1년 전과 지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 작년 4분기에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으로 인한 마케팅비 감소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통법이 아직 정착 단계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 분기별 매출 및 영업익 추이(단위:억원) / 자료:각사IR자료(2015.1분기는 증권사 추정치)>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