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위성을 활용한 광대역 롱텀에벌루션(LTE)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위성 LTE는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처음 적용됐다. 위성 LTE는 급박한 재난 상황에 광케이블, 마이크로웨이브(MW) 등 통신 장비가 소실돼도 LTE 서비스와 데이터 통신을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 기술 수출도 기대된다.
KT(회장 황창규)는 17일 인천시와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기가 아일랜드’를 구축했다. 위성 광대역 LTE는 각 지역에 설치한 위성 접시 안테나가 무궁화 5호 위성을 경유해 위성 광대역 LTE 센터(금산위성센터)와 연결되는 방식이다. KT는 이날 이 기술로 백령도와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를 위성과 MW망으로 실시간 연결하는 시연행사를 진행했다.
KT는 지난해부터 전국 도서 지역에 기가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백령도는 전남 신안군 임자도, 경기도 파주 대성동초등학교에 이은 세 번째 지역이다.
KT는 통상 기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하는 광케이블을 대신해 기가급 MW 시스템을 백령도에 적용했다. 서해는 수심이 얕고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광케이블을 운용·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가급 MW시스템 상용화는 국내 최초고,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다.
KT는 해무가 자주 발생하는 백령도에 기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광대역 LTE-A 속도는 134Mbps에서 210Mbps로 올렸다. 기가인터넷 속도는 82Mbps에서 574Mbps로 개선했다. 오는 2019년까지 전국 437개 도서 지역에 모두 100% 기가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은 “백령도에 덕적도와 연평도를 거치는 두 개 루트의 기가 MW망을 구축했다”며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위성 광대역 LTE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재난·재해 상황에서 MW망이 소실돼도 안전하게 통신망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부문장은 “무궁화 5호 송출 커버리지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일본, 필리핀, 대만, 중국 동부에 이른다”며 “오는 2017년 아시아 전역을 커버리지로 삼는 무궁화 7호가 발사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LTE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KT는 서해 5도에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4 안테나(4T4R)’ 기술을 시범 적용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기술보다 주파수 효율을 향상시켜 안테나 커버리지를 기존 대비 최고 150%(최장 120㎞) 확대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4T4R를 활용하면 별도 중계 장치 없이 먼 바다에서 안정적으로 LTE 통신을 구현한다”며 “데이터 송수신 속도는 갑절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이날 백령도에 도입한 주요 정보통신기술(ICT)을 소개하고 ‘백령 기가 아일랜드’를 선포했다. △LTE 영상·음성 무전 서비스 △4T4R △헬스케어 △모바일 건강검진 △올레 CCTV △대피소 영상연결 솔루션 등 6개 기술이다.
오 부문장은 “KT는 67만㎞ 광케이블, 386국소 MW망, 위성이라는 트리플 기가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재난·재해 지역에도 완벽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령도=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