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크기 융합물방울로 초고속 단백질 반응 관찰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물방울을 충돌시켜 만든 융합물방울 안에서 수만∼수백분의 1초 사이에 진행되는 초고속 생화학반응을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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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단장 남홍길)은 스탠퍼드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단백질이 든 물방울과 산성용액이 든 물방울을 고속으로 충돌시켜 융합물방울을 만들고, 이 안에서 단백질과 산성용액이 일으키는 생화학반응을 초고속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질량분석 장치에 고속으로 충돌해 융합하는 마이크로 융합물방울을 이용해 액체상태 생화학반응을 3㎲(100만분의 3초) 단위로 볼 수 있는 기술을 접목했다.

먼저 반응물인 단백질 물방울과 산성용액 물방울을 수㎛ 크기로 만들어 고속으로 충돌시키면 평균 13㎛ 크기의 융합물방울이 만들어진다. 고속으로 날아가는 융합물방울 속에서는 단백질과 산성용액이 만나 단백질 접힘 구조가 풀리는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이 융합물방울이 질량분석기 주입구인 가열된 모세관에 들어가면 화학반응이 멈추고 시료가 기체 상태로 변하면서 성분이 분석된다.

연구진은 융합물방울이 모세관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비행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생화학반응이 진행되는 시간을 50∼600㎲ 사이로 조절하면서 화학반응을 초고속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수 마이크로초 대의 초고속 분자 반응 역학을 질량분석 기법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됐고, 작은 세포 내 단백질 반응 등 생명현상을 실제에 가깝게 연구할 수 있어 세포생물학의 기본적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홍길 IBS 단장은 “생화학 반응 역학을 관찰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방법으로 보기 어려웠던 초고속 단백질 활동을 알아내는 것에 기여할 것”이라며 “실제 세포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 마이크로 물방울 생물학 분야를 새롭게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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