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용 콘텐츠를 유통하는 온라인 스토어(마켓)가 잇따라 오픈한다. 인터넷시대 포털사이트와 같이 3D프린팅 산업 대중화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프라다. 3D프린팅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퍼니폴리는 이달 23일 3D프린팅 유통 플랫폼 ‘퍼니폴리’를 오픈한다. 국내 최초의 3D콘텐츠 플랫폼으로 회사는 소개한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싱기버스(Thingiverse) 셰이프웨이즈(Shapeways)와 성격이 유사하다. 초기 유료와 무료 서비스를 모두 진행한다. 무료 3D프린팅 콘텐츠를 확보해 올리고 디자이너 등 전문 3D프린팅 기획자가 만든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다. 전문 기획자는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3D프린팅 콘텐츠 재가공도 가능하다. 예컨대 퍼니폴리에 올라온 스마트폰 케이스 콘텐츠(3D 디자인)를 수정해 본인 이름을 새기거나 다른 캐릭터를 추가할 수 있다. 3D프린터가 없는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콘텐츠를 골라 퍼니폴리에 의뢰해 현장에서 받거나 배송 받는 형태다. 윤철훈 퍼니폴리 대표는 “인터넷에 떠도는 무료 콘텐츠를 3D프린터로 출력하면 조형물이 제대로 안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품질 보장이 안된다”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디자이너가 음악 작곡가처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마켓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3D프린터 개발사도 고객 서비스 일환으로 3D프린팅 콘텐츠 유통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로킷은 이르면 상반기 중 플랫폼을 오픈할 계획이다. 최민성 로킷 상무는 “일반 개발자가 만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올리고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며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영규 하이비젼시스템 이사는 “디자이너들이 3D프린팅 콘텐츠를 만들어 활용방안을 제안하고 있다”며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초기 3D프린팅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시장에 참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5월에 디자인 유통 플랫폼(디자인스토어)을 공개한다. 민간 유통 플랫폼과 유사하다. 정부 제조혁신지원센터 장비와 연계해 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고사양 콘텐츠를 대거 올릴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큰 콘텐츠를 올릴 계획”이라며 “3D프린팅 콘텐츠 유통시장이 안착하면 콘텐츠를 민간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도 ‘3D프린팅 콘텐츠 유통 플랫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콘텐츠 유통 시장 현황 파악과 거래 활성화 및 콘텐츠 해외 진출 방안을 모색한다. 미래부는 연내 구체적인 플랫폼 활성화 방안을 내놓는다.
주승환 부산대 교수는 “MP3 음원 포털사이트 등장 후 MP3플레이어가 빠르게 CD플레이어를 대체했듯이 3D프린터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3D프린팅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국내 다수의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만든 뛰어난 콘텐츠가 국내외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정부는 오프라인 홍보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