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재활용업계 저유가에 유탄…수입 우드펠릿 우대구조 고쳐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최근 1년간 폐기물연료-벙커C유-석탄 가격 변화

자원재활용업계가 저유가에 폐기물연료 가격 폭락에 허덕이고 있다. 제품가격 하락 때문에 원료인 가연성폐기물 회수율이 떨어지고 저유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시장붕괴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폐기물연료가 수입산 우드펠릿보다 홀대 받는 제도적 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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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자원재활용업계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톤당 10만원선에 거래됐던 폐기물고형연료(RDF)가 최근 30%가량 급락해 7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에 유탄을 맞았다.

경쟁연료인 벙커C유와 석탄가격이 하락하면서 폐기물연료 가격도 울며 겨자 먹기로 내릴 수밖에 없었다. 벙커C유와 석탄(유연탄)가격은 지난해 3월 리터당 950원과 톤당 85달러에서 지난달 각각 662원과 61달러로 떨어졌다.

폐기물연료 가격 하락은 원료인 폐기물을 공급하는 수거업자들의 사업 의지를 꺾어 놓았다. 폐기물수거업계 단체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최근 폐기물연료 가격 하락과 맞물려 수거업자들의 폐기물 수거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폐기물을 많이 수거해 수익을 올리려는 대신 정부의 재활용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정도 물량 채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폐기물을 연료가공업자에 팔아봐야 남는 것도 없는데 품을 팔아 뭐하겠냐는 분위기다.

재활용업계에선 ‘폐기물연료 제품가격 인하→폐기물 수거율 하락→시장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인다. 저유가 상황이 폐기물연료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보다 근원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폐기물연료보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우드펠릿을 더 우대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에너지사용의무화법(RPS)에서 우드펠릿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1.5, 폐기물연료는 0.5를 부여한다. 발전사에서 신재생에너지 의무사용량을 채울 때 우드펠릿을 사용하면 폐기물연료보다 3배 더 인정해주는 셈이다. 당연히 발전사는 폐기물연료보다 우드펠릿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우드펠릿은 200만톤이 넘는다. 이는 폐기물연료 소비량 116만톤의 두 배에 달한다.

우리나라 폐기물연료 제조설비 용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시설용량은 지난해 기준 연간 626만톤으로 실제 공급량(사용시설 수요량)인 116만톤의 5.4배로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폐기물연료가 적정가격을 회복해 원활한 폐기물 수거가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다.

재활용업계는 폐기물연료가 적정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게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를 우드펠릿 수준으로 올려주는 것이 수입대체 효과와 자원재활용산업 선순환 구조 형성을 위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홍정기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유가하락·경기둔화·수급불균형 등으로 고형연료제품 관련 재활용시장 위축이 심각하고 특히 영세 제조업체는 경영위기에 직면했다”며 “재정·기술지원 확대, 업계 체질개선 유도 등 고형연료제품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 추진하고 있으나 더 근원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표. 최근 1년간 폐기물연료, 벙커C유, 석탄 가격 변화 / 자료:환경부,업계 취합>

표. 최근 1년간 폐기물연료, 벙커C유, 석탄 가격 변화 / 자료:환경부,업계 취합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