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태양광시장, 낙관은 이르다

“태양광 시장에 관한 긍정적 보도가 쏟아지는데 저는 조마조마해요. 우후죽순 기업 투자가 이어지면 또 공급과잉이 올 테고, 무엇보다 실제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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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도쿄 PV엑스포 2015에서 만난 한국 태양광 기업 임원이 털어놓은 말이다.

글로벌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우리 태양광 업계는 지난해 기대 이상 성과를 올렸다. 미국, 일본, 유럽에서 잇따라 공급을 따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세계 최고 수준 효율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올해 공격적 영업목표를 세우고, 글로벌 시장 공략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긍정적 상황에서 태양광사업 진로를 걱정하는 경영진의 진단은 다소 의외였다. 하지만 이어진 속내엔 고개가 끄덕여졌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매년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고 언제 성장세가 꺾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 기업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일본은 오는 2017년부터 태양광 설치량이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자국 태양광 기업 간 경쟁으로 해외 기업 진입 틈이 점점 좁아졌다. 이는 한국 내수 시장을 못 가진 우리 기업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사안이다. 더욱이 해외 시장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견제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무조건 장밋빛 전망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태양광은 여느 산업과 달리 불확실성이 큰 분야다.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세계 최고 태양광 기업 자리에 올랐던 중국 선텍도 불과 수년 만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들은 각 밸류체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롱런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모두가 시장을 낙관하는 지금, 우리 기업이 위기에 맞닥뜨린 것처럼 사즉생의 각오로 기술 개발과 제품 차별화에 집중해야 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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