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은 은혜와 덕택을 아우르는 말이다. ‘특혜’는 특별한 은혜나 혜택이라고 국어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혜택과 특혜의 차이는 ‘특별한’ 이라는 단어가 붙었는지만 다를 뿐 별 차이가 없다.

사람이 어떤 선택을 했을 때 받는 일반적인 서비스를 혜택이라고 한다면, 특정한 조건이나 계층에 덤으로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특혜다.
그런데 두 단어를 바라보는 시각은 참 다르다. 혜택은 좋고 착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특혜는 왠지 불법이 개입된 나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병역을 마친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에는 관대하다. 하지만 스포츠 메달리스트에게 주는 법으로 정해진 병역특혜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끼워주는 원 플러스 원 혜택엔 기뻐하지만 발렛 파킹을 맡기고 유유히 사라지는 백화점 VIP를 보면 기분이 별로다. 내가 받으면 그냥 혜택이고 남이 받으면 왠지 특혜같이 느껴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최근 대구 경제자유구역 내 소프트웨어(SW) 융합클러스터 기업 입주를 둘러싸고 ‘특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자체와 지역 IT기업은 클러스터를 활성화시키자며 지난해 손을 맞잡았다. 외지 기업을 포함한 지역기업 집적화를 통해 지역에 수도권에 버금가는 SW단지를 조성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일부에서 조합을 결성한 지역기업에 클러스터 산업용지를 분양하는 것에 대해 특혜라는 주장을 제기하자, 지자체와 경제자유구역청이 분양일정에 제동을 걸었다.
처음엔 혜택을 주겠다며 입주를 독려했다가 이제 와서 특혜 운운하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지자체와 경자청이 해당 경제자유구역에 제대로 된 외지 기업을 단 한 개라도 유치했다면 특혜를 입에 올려도 된다.
외지 기업과 지역 기업을 함께 끌어들여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경제자유구역이다. 구역 안에 들어오는 기업에는 저렴한 분양가와 각종 세제감면, 기업지원서비스라는 특별한 혜택을 준다. 기업단지를 조성했는데도 기업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혜택을 나쁜 특혜로 몰아 SW클러스터 사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지자체와 경자청, 지역기업이 외지기업 유치 등 SW산업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