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구성이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새 장관급 후보자 4명 가운데 이미 유기준(해양수산부), 유일호(국토교통부) 두 명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됐다.
박근혜정부 3년차 내각의 각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모양새다. 한 부류는 유기준, 유일호 후보자 같은 이른바 ‘시한부 장관’이다. 현역 국회의원인 이들은 장관이 되더라도 내년 4월 총선에 나가려면 늦어도 1월 중순에는 자진 사퇴해야 한다. 길어야 10개월이라는 비공식 임기를 안고 장관직을 시작하는 셈이다. 현 내각에는 이들 두 명과 형편이 같은 국회의원 각료가 넷이나 더 있다.
10개월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언제 마침표를 찍을지 본인뿐 아니라 내부 직원, 외부 관계자 모두가 안다는 것은 분명 핸디캡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부류는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 때 장관으로 임명돼 자리를 지킨 ‘장수 장관’이다. 윤병세(외교부), 황교안(법무부), 이동필(농림축산식품부), 윤상직(산업통상자원부), 윤성규(환경부) 장관이 바로 그들이다. 개인별 평가와 관계없이 정권 초반 2년간 부처를 이끌며 기반을 닦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인정할 대목이다.
이들 역시 시한부 장관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장수 장관이라는 호칭 속에는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측면도 있지만 남은 재임기간이 길지 않다는 뜻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경질성 인사라는 위험구간은 넘었지만 언제 그만두더라도 어색하지 않은 구간에 접어든다.
대체로 마칠 시간이 다가오면 마지막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거나, 아니면 아예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는 게 사람의 속성이다. 어느 쪽 모두 국민 입장에서 원치 않는 모습이다.
어찌됐든 박정부 3년차 신임 내각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주사위를 거둬들이긴 어려우니 신구 장관이 마지막 순간까지 역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낳기 바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