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세계 모바일 D램 40% 이상을 소비하는 ‘블랙홀’이 됐다. 지난해 모바일 D램 최대 소비국으로 등극한 데 이어 올해 점유율을 높이면 중국은 D램 최고 수요처로 고착화한다. 중국 스마트폰 공세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의미다. 나아가 중국이 큰 시장과 값싼 노동력, 제조업 강점을 기반으로 부품시장에 나선다면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4일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4억6440만개 모바일 D램을 구매, 우리나라(3억2640만개)를 제치고 모바일 D램 최대 소비국으로 올라섰다. 올해는 5억3130만개를 구매해 전체 모바일 D램 40.9%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13년 모바일 D램 2억9290만개를 소비했던 중국은 2년만에 두 배에 가까운 모바일 D램 사용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D램 소비는 스마트폰 생산량·시장점유율과 연동한다”며 “중국 스마트폰시장 지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모바일 D램 소비 비중을 높이는 사이 우리나라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36.8%에서 지난해 33.2%로 낮아졌고, 올해는 32.5%로 점쳐졌다.
업체별로 모바일 D램 사용량 1위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2013년 32.5%에서 지난해 27.8%로 낮아졌고, 올해는 26.4%로 비중이 더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모바일 D램 2위 소비 업체인 미국 애플은 최근 3년간 16%대의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LG전자의 비중은 2013년 4.3%에서 지난해 5.4%로 올라섰고 올해는 6.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모바일 D램 소비는 우리나라나 미국처럼 한두 업체가 주도하지 않는다.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 TCL 등 10여개에 달하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상위권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중국 업체 가운데는 샤오미 성장이 눈길을 끈다. 이 회사 모바일 D램 소비량은 2013년 1850만개에서 지난해 6110만개를 이용했으며, 올해는 8400만개로 추정된다. 올해 중국 시장 내 모바일 D램 소비량은 레노버(17.9%), 화웨이(16.0%), 샤오미(15.8%), TCL(10.0%) 순이다.
모바일 D램은 전체 D램 출하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반도체 제조사가 세계 생산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시장 지배력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과 중저가폰 위주던 중국 스마트폰 산업이 빠르게 해외와 프리미엄급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스마트폰에서의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는 한편, 최대 수요처로 부상한 중국 반도체사업 전략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