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동차의 미래, 태연함보다는 고민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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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들의 자동차 분야 진출 기세가 무섭다. 구글은 지난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해 시제품까지 만들었다. 애플도 관련 인력을 모아 전기자동차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아이카’ 시대를 예고한 것과 같다.

자동차와 IT 경계는 무너지고 있다. 자동차와 IT의 결합은 이제 누가, 어떻게, 먼저 시장을 선점하는지에 따라 미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통적인 자동차 업계에선 IT 기업들이 완성차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데 대해 애써 평가절하한다. 자동차 산업은 휴대폰과 다르다는 인식에서다.

최근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은 자동차 제조사가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 IT 기업들에 걱정이 되지 않는 것처럼 구글이나 애플의 최근 움직임 또한 두렵지 않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그만큼 신규 진입 업체가 완성차 시장까지 뛰어드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의미다. 댄 애커슨 GM 전임 최고경영자(CEO)도 이 같은 생각을 내비친 바 있다.

자신감을 드러낸 것일 수 있지만 테슬라를 보면 상황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테슬라는 지난 2003년 창업한 지 5년 만에 첫 전기자동차를 선보이고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현재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을 제치고 전기자동차의 대표주자가 됐다.

과거 PC 제조사였던 애플이 아이폰으로 휴대폰 시장에 진출할 당시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PDA로 업계 선두 위치에 있던 팜의 에드 콜리건 CEO는 PC 제조사가 쉽게 휴대폰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팜은 업계에서 퇴장했고 애플은 휴대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기업이 됐다.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 했다. 자동차와 IT의 결합은 필연이 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나온 최근 발언들이 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과거를 되풀이하는 것은 아니었으면 한다. 태연함보다는 성공의 퍼즐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더 고민해야 할 때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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