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경유차 운행을 줄이고 대안으로 LPG차량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LPG차량 사용을 제한하는 동시에 경유차량 보급을 늘리는 등 세계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홍준석 대한LPG협회장은 “친환경 연료로 LPG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만 차별적 정책으로 수년째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국내 LPG 수요는 7844만톤으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수요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송용 수요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 2010년 11월 LPG차량 등록대수가 246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 줄어들면서 수요도 급감한 것이 이유다. 반면에 국내 디젤차량 비중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39%까지 상승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홍 회장에 따르면 이는 세계적 추세와는 다른 모습이다. 해외 LPG차량 점유율은 2000년대 이후 평균 증가율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보급대수 세계 1위인 터키는 LPG 차량대수가 400만대를 돌파했고 이탈리아는 2012년 이후 신차 판매량의 10%를 LPG차량이 채우고 있다. 독일도 정부 세제혜택과 환경규제 영향으로 LPG차 등록대수가 지난해 50만대를 넘어섰다.
반면에 경유차량은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운행 제한 정책이 추진되며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홍 회장은 해외와 극명하게 다른 국내 상황을 두고 “정책과 소비자 선택이 모두 환경성보다는 연비, 즉 경제적 가치에만 맞춰져 있다”면서 “최근 경유차량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장은 경유차 보급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앞으로 대기오염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유차량 증가는 왜곡경제의 한 사례”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LPG 사용 제한 규제 완화 필요성도 조심스럽게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1982년부터 휘발유·경유에 비해 수송용 LPG에 세금을 가장 적게 부과하는 대신 장애인, 택시용 등으로 사용을 제한해 왔다. 소비자 선택권이 줄다 보니 수요가 지속 감소하고 있고 자동차 제작사도 차량 개발에 나서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홍 회장 설명이다.
홍 회장은 이 같은 LPG 업계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협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완료한 LPG 직분사(LPDi) 엔진개발 사업 이후 상용화 개발을 지원하고 있고 중대형 LPG 혼소차량 개조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도넛형 탱크 탑재 LPG차량 기술개발 등 LPG차량의 성능과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데 주안을 두고 R&D를 주도하고 있다.
홍 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LPG차량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그린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 LPG가 친환경차로써 가교 역할을 하도록 수요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