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O필름 사업 손 댄 국내 대기업들, 2년간 성과는 ‘글쎄’…사업 추진 제동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터치스크린패널(TSP)의 핵심 소재인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국산화에 나섰지만 2년 넘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녹록지 않은 환경 탓에 사업을 접거나 확장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감돌자 업계에선 일본 업체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실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획기적인 기술 차별화와 신규 시장 개척 등 생존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한화L&C, SKC하스 등 ITO 필름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들이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기를 못 펴고 있다. 국내 시장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일본 닛토덴코의 아성을 그 어떤 업체도 무너뜨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대표 화학업체인 LG화학이 ITO 필름 사업에 대규모 투자에 나설 때만 하더라도 업계는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G화학은 지난 2012년 말부터 청주공장에 ITO 필름 1, 2호 라인을 구축해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사업 초기부터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야심차게 ITO 필름 사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공급량이 전체 생산량의 한 자릿수 수준에 불과하다. LG전자 공급량도 엇비슷한 수준으로 지난 2년 넘게 국내 공급치가 30%대에 머물렀다. 중국 최대 TSP업체인 오필름에 생산량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 시장에 보다 집중돼 있다.

LG화학측 관계자는 “닛토덴코가 전체 내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외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게 쉽지 않다”며 “현재 3호 라인 투자 계획은 없지만 세계 터치패널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연구개발(R&D)에는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C하스는 지난해 ITO필름 사업을 결국 접었다. 2013년까지 국내 수요가 전체생산량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국내 수요처 확보는 물론 해외 시장도 뚫기가 힘들어지면서 생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기존 장비를 활용해 다른 신규 사업을 계획 중이다.

한화L&C는 지난해까지 전량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납품해 왔다. 최근 신제품 개발을 끝내면서 내수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로 일본 닛토덴코와 오이케(Oike)의 ITO 필름에 의존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군에는 특히 닛토덴코의 ITO 필름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독점 시장 구도를 깨기 위해 전략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서자 닛토덴코에선 방어책으로 가격을 대폭 낮췄다. 지난해 닛토덴코가 ITO필름의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생산 설비 증설까지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은 더욱 수세에 몰렸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진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최대 수요처로 꼽혔던 중국 시장에서도 현지 업체들의 가격 공세에 밀려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단순 ‘백업 서플라이’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은 물론, 기술 차별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야노경제연구소의 ‘2014년 정전용량방식 터치패널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터치패널센서용 ITO필름 세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5.2% 늘어난 2963만㎡로, 올해도 두 자릿수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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