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 SW사업 개선, 규칙 보다 실행이 중요하다

앞으로 공공기관이 발주한 소프트웨어(SW)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 기획재정부가 SW사업 주관기관이 구두계약이나 이면계약 어떤 형태로든 참여업체에 본사업 이외 요구를 할 수 없도록 ‘국가계약 관련 행정규칙’에 못 박아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행처럼 회의경비를 대납하라느니, 에어컨 등 사업과 무관한 집기를 사 내놓으라는 등 주관기관의 횡포는 도를 넘었다. 수차례 업계의 진정과 제도개선 요구가 있었으나 관리를 맡은 관계부처마저 발주기관을 관리하는 소관 부처이다 보니 제식구 감싸기가 횡행해왔다. SW 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사문화된 제도는 이런 관행을 근절시키기엔 너무나 허술했다.

이번에 기획재정부가 제대로 마음먹고 제도·규칙을 고친 것은 스스로의 의욕도 있었겠지만 SW 업계의 오랜 노력과 요구가 받아들여진 측면이 더 강하다. 따라서 기재부는 이번 행정규칙 개정으로 모든 역할이 끝난 것이 아니라 시장이나 사업수행 과정에서 이 조치가 잘 지켜지는지 관리·감독하고 만약 어길 때는 해당 근거에 따라 강력히 조치하는 실행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실천이 중요한 법이다. 우리는 SW중심사회로 전환하는 중요한 고갯마루에 서있다. 국민 모두의 아이디어가 SW 개발로 이어지고, 그것이 기술·산업·사회 변화의 단초가 되는 혁신사회로 들어서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 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이번 조치가 SW 업계의 오랜 요구를 개선함으로써 공공 분야 SW사업부터라도 공명정대하고 성과위주의 사업이 안착하는 진정한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기재부는 현장 곳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크게 열고 이번 행정규칙 개정에 따른 위법행위가 발생할 시 이를 일벌백계로 다뤄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 SW사업에서 불공정 관행이 깨진다면 민간 부문 SW시장도 악습의 고리를 하나둘씩 끊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