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3년 연속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전년보다 1.5% 줄어든 350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1년 457억40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3년 연속 감소세다.
해외 직접투자 감소는 우리 기업의 장기적인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자본·기술·인력 등 생산요소를 해외에 투자함으로써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해외 공장을 세우거나 외국기업을 인수합병(M&A)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특히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인 우리나라는 해외직접투자로 더 많은 수출진흥을 꾀할 수 있다. 해외 현지공장이나 법인 등을 통해 수출기반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외직접투자가 감소하면 우리 기업의 체력이나 여력이 상대적으로 열악해졌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해외 투자가 감소한 것은 우려할 만하다. 디스플레이는 38.2%, 반도체는 무려 79.1% 감소했다. 우리의 주력산업이 장기적으로 불투명한 전망 때문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올해에도 해외직접투자 전망이 불투명하다는데 있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유로지역과 일본 경기침체, 지정학적 분쟁 위협 등으로 해외직접투자 증가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국내 투자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직접투자도 이렇다면 장기적 불황터널에 접어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투자를 줄이면 지속가능한 성장은 없다. 투자는 호황일 때 하기보다 불황일 때 하는 것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위험을 무조건 회피하기보다 모험을 거는 벤처정신이 우리경제의 미래를 담보한다.
정부도 우리 기업이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미래의 수출시장을 담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한껏 움츠려 있을 때 해외 기업은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M&A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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