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은 손바닥 안에 수백 권에 달하는 책이 들어가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종이책이 주는 독특한 독서 경험은 따라올 수 없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전자책과 종이책 사이에선 늘 끊이지 않는 논쟁 같은 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가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1년 뉴욕타임스는 개인 전자책 리더의 등장을 예견하면서 장단점을 소개해 관심을 끈 바 있다. 24년이 지난 현재 미국에선 성인 중 절반이 킨들 같은 전자책 리더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017년까지 교과서의 전자화를 발표하는 한편 플로리다 의회는 공립학교 교과서를 디지털화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전자책은 꾸준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렇듯 성장을 거듭하는 전자책 시장이지만 아직도 앞서 소개한 논쟁은 여전하다. 지난해 6∼1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중 65%는 책은 항상 종이책으로 읽고 싶다고 응답한 바 있다. 2012년 같은 조사를 했을 때보다 오히려 5% 더 높아진 것이다. 물론 전자책이 등장한지 한참이 지났지만 전자책이 독자의 독서 경험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에 대한 자세한 조사나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그런데 언어학 교수인 나오미 바론(Naomi S. Baron)이 내놓은 책(Words Onscreen)은 다양한 데이터를 이용해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더 우위에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미국과 독일, 슬로바키아 등 전 세계 300개 이상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국가에서 종이책을 이용한 독서가 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
그의 조사 결과를 보면 종이책 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전자책 리더, PC 등 다양한 독서 수단을 제공했지만 대학생 중 92%가 종이책 독서가 가장 집중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집중해서 책을 읽고 싶은 경우에는 종이책이 좋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았다는 것. TV와 PC, 휴대폰 등 어릴 때부터 디스플레이에 익숙한 젊은 세대조차 전자책보다 종이책이 더 좋다고 답했다.
바론 교수는 이런 결과가 전자 단말 자체가 다른 것에 정신을 빼앗기게 만드는 점, 눈의 피로와 두통 등 신체적 장애가 될 만한 요소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슬로바키아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종이책이 좋다고 답한 응답자 10명 중 1명은 책 냄새가 좋다고 답했다고 한다. 전자책을 읽어도 얻을 수 없ㅈ는 감각적인 점도 종이책이 사랑받는 이유 가운데 일부라는 얘기다. 물론 이렇게 확실하게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사랑받는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럼에도 전자책 시장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더 놀랍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