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아이폰을 미국에서 처음 발표할 당시 스티브잡스는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게 발표 전 아이폰을 먼저 보여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내용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통령 수석 고문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액슬로드의 저서 빌리버(Believer : My Forty Years in Politics)에서 공개된 것.
2007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원으로 같은 해 2월 대선 출마를 표명한 상태였다. 아이폰은 1월 열린 맥월드 엑스포 2007 기간 중 발표됐고 6월 29일 미국에서 출시됐다.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책에선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과 스티브잡스가 만난 자리에서 잡스가 출시 전 아이폰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여줬다는 것.
비록 발표 후 출시시기를 재던 시기였지만 실제 제품을 본 오바마 대통령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블랙베리 헤비유저로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이지만 잡스와의 만남이 끝난 뒤 주위 사람들에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가능한 만큼 애플 주식을 사고 싶다. 이 제품은 대단한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
오바마 대통령이 실제로 애플 주식을 사재기를 한 건 아니지만 당시 아이폰을 둘러싼 열광적인 반응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다.
물론 모두가 쌍수를 들고 아이폰을 칭찬하던 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당시 CEO인 스티브 발머는 한 인터뷰에서 비웃으며 “할인으로 값싼 500달러짜리 전화? 키보드도 없어서 비즈니스 용도로는 적당하지 않을 것. 우리에겐 우리의 전략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글의 앤디 루빈은 택시에서 아이폰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다가 무심코 운전사에게 택시를 갓길에 주차하게 한 뒤 끝까지 보고 “힘들다. 내 전화를 발표할 수 없게 될거야”라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에도 잡스가 사망할 때까지 몇 차례 회담을 마련해 만남을 가져왔다. 백악관에서 실리콘밸리 임원을 모아 실리콘밸리 서밋이라고 불리는 회담을 정기적으로 실시한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