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차관

장관과 더불어 차관은 정부 최고위 정무직이다. 장관을 보좌하고 장관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는 2인자다. 책임과 권한도 막중하다.

차관 인사가 회자될 때마다 하마평 1순위에 오르는 건 1급 관료다. 하지만 관료가 차관으로 발탁되는 데 실력은 기본이고 시운(時運)이 따라야 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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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조정실장이 미래부 제 2차관에 선임됐다. 2013년 4월 미래부 출범이후 1·2차관을 막론하고 1급 관료가 차관으로 승진한 첫 사례다.

체신부·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미래부에서 요직을 섭렵한 만큼 실력에 대해선 재론의 여지가 없다. 공직자로서 엄격한 자기관리, 조직을 아우르는 리더십도 정평이 자자하다. 후덕한 인상과 달리 일에는 양보가 없다.

하지만 최 차관이 직면한 현실은 녹록지가 않다. 당장 2차관 소관인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이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 뿐만 아니라 미래부가 이곳저곳 눈치만 보는 거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와전인지, 음해인지는 몰라도 미래부 조직력이 과거 정통부·방통위보다 못하다는 비판도 공공연하다.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없다는 불만도 지속되고 있다.

미래부 안팎에서 최 차관이 당면 현안을 일거에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 차관이 복잡한 실타래를 푸는 실마리는 찾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 차관은 이달 중으로 예정된 미래부 조직개편을 신호탄으로 삼아야 한다.

장관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현장을 제일 잘 아는 최 차관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건의하고 조언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 차관이 ICT를 진두지휘한다 하더라도 실무자가 뛰지 않으면 헛수고일 뿐이다. 조직의 맏형 역할도 이전과는 다르게 확실하게 해야 한다.

ICT 정책 분야에도 베테랑인 최 차관의 관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잊지 않으면 좋겠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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