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현 경제상황 "구조적 장기불황 우려"

30대 그룹들이 최근 경제상황을 구조적 장기불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먹는 어려움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30대그룹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경영 환경을 조사한 결과 82.8%(24곳)가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구조적 장기불황이 우려 된다’고 진단했다.

나머지 17.2%(5곳)도 일시적 경기부진이라고 답했으며 현재 상황을 경기침체가 아니라고 본 그룹은 한 곳도 없었다.

특히 각 그룹이 처한 최근의 경영환경과 시장여건에 대해서는 72.4%의 그룹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17.2%)하거나 더 나쁘다(55.2%)고 응답했다.

예상되는 경제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25개 그룹(86.2%)이 내년 이후로 전망했다. 2017년 이후(44.8%)가 가장 많았으며, 2016년(41.4%)이 될 것이란 전망이 뒤를 이었다.

현재 직면한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해외시장 경쟁 심화(34.5%), 내수 부진(20.7%), 채산성 악화(17.2%), 자금 부족(13.8%), 생산비용 증가(10.3%), 수출 애로(3.5%)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올해 중점 추진 경영전략으로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내실화(58.6%)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 연구개발(R&D) 투자 등 신성장동력 발굴(27.5%), 시장점유율 확대 등 외형성장(6.9%), 환율변동 등 경영위험 관리(3.5%) 등을 제시했다.

올해 예상 투자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41.4%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24.1%는 작년보다 줄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고, 34.5%는 작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투자에 영향을 줄 경제변수로는 국내외 경기회복 여부(58.6%), 유가·원자재가(20.7%), 자금 확보(13.8%), 엔달러 환율 변동(6.9%) 등을 들었다. 비경제변수로는 인허가 및 규제완화 지연(27.6%), 지배구조 개편(17.2%), 반 대기업 정서(13.8%), 투자관련 입법지연(13.8%), 노사갈등(6.9%) 등을 제시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정책과제는 내수경기 활성화(37.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주요 그룹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못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최근 경제상황을 구조적 장기 불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조속히 성장활력을 되찾도록 하는데 모든 경제주체들이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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