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인치 이상 대형TV 시장에서 4K 초고화질(UHD) TV 판매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TV제조업체의 대화면 4K UHD TV 출시경쟁과 수요증가로 가격이 대폭 인하됐고, UHD 성능을 만끽할 수 있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게 주요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형(55인치 이상)TV 시장에서 UHD TV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한 판매법인의 TV유통 담당자는 “55인치 이상에서는 UHD TV를 찾는 고객이 더 많다”며 “지난해 4분기 말을 기준으로 50% 선을 넘어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대형TV 시장에서 UHD TV 비중을 75%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가 집계한 55인치 이상 대형TV에서 UHD 해상도 판매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급속도로 증가하며 4분기에는 50%를 기록했다. 전년도인 2013년 4분기 UHD TV 비중은 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브라질 월드컵 특수와 함께 25%로 올라섰고, 다시 3분기 15%포인트(3분기)와 5%포인트(4분기)씩 추가 상승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전체 TV 판매액에서 UH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판매실적 기준으로 30% 정도다. 이 수치 또한 대형 인치대 판매 증가 여파로 지난해 1분기 10%에서 2분기(15%) 3분기(25%) 꾸준히 늘었다.
UHD TV 수요 증가에는 가격인하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이고 중소기업도 UHD TV에 집중하면서 업계 간 경쟁이 심화됐고 가격인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UHD TV를 상징하는 ‘4K’가 화두로 떠오르며 세계 UHD TV 시장이 개화기를 맞았고, ‘규모의 경제’ 실현에 따른 가격인하 요인도 발생했다. 2013년 상반기 소니를 필두로 삼성전자·LG전자 등이 보급형 55인치 UHD TV를 출시했을 당시만 해도 가격은 600만~700만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가격이 거듭 인하돼 현재 대기업 제품은 저가 모델이 100만원대 후반에서 200만원대 초반에 판매된다. 중소기업 제품은 100만원대 초반이면 구매할 수 있다.
케이블TV 업계를 중심으로 UHD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늘린 것도 대화면 UHD TV 수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40인치대 제품이 주력이던 TV 시장은 “UHD 해상도를 체감하려면 50인치 이상은 돼야 한다”는 인식 확산에 힘입어 55인치대 이상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판매법인 TV유통 담당자는 “소비자의 관심이 UHD TV에 쏠리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해 매장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대화면 UHD TV를 집중 배치했다”며 “예비 신혼부부에게는 55인치대 UHD TV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HD TV 인기는 올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세계 UHD TV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153% 늘어난 3225만대로 예측했다. 하지만 업계는 최근 UHD TV 인기를 감안하면 실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디스플레이서치도 최근 뜨거워진 UHD TV 관심도를 감안해 전망치를 계속 높여 수정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TV업체는 물론이고 방송사와 콘텐츠업체도 UHD를 언급하면서 이제는 고객이 먼저 UHD TV를 찾고 있다”며 “UHD TV 판매가 늘면서 고객이 찾는 TV의 화면 크기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표】55인치 이상 대형TV에서 UHD TV 비중(단위:%)
자료:롯데하이마트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