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고 판매 실적을 올린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내 생산 비중이 지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내 판매 실적도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우리나라에서 차는 많이 팔았지만 산업 생산 기여도는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GM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생산)량은 992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971만대보다 2.1% 늘어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최근 GM 판매 실적은 2011년 902만대, 2012년 928만대, 2013년 971만대로 지속 상승했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내수 판매 실적 역시 15만4381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GM과 마찬가지로 2011년 14만705대, 2012년 14만5702대, 2013년 15만1040대로 판매 실적이 지속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GM의 전체 생산량 중 한국 내 생산 비중은 지속 하락했다. 2011년 8.99%이던 이 비중은 2012년 8.47%, 2013년 8.06%로 낮아지다 지난해 6.34%로 급감했다. 글로벌 생산량은 늘어난 반면 한국 내 생산 물량이 2011년 81만854대, 2012년 78만5757대, 2013년 78만2721대, 지난해 62만9230대로 줄어든 결과다.
내수 생산 대 판매 비율도 2011년 5.76대 1, 2012년 5.39대 1, 2013년 5.18대 1, 지난해 4.08대 1로 낮아졌다. 2011년에는 한국에 차 한 대를 팔면 한국 공장에서 여섯 대를 생산했지만, 지난해에는 네 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는 얘기다.
한국 시장에서 차는 점점 많이 팔았지만, 생산은 점점 줄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로 수출 물량이 급감하면서 생산 감소폭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노동 유연성이 낮고 규제가 많은 생산 환경 탓에 GM이 한국 내 생산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GM은 외국계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생산 조건이 나쁘다고 판단되면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생산 원가와 인건비가 높고 규제도 많아, 회사 입장에서는 생산을 늘리기 부담스러운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GM 글로벌 및 한국 내 생산·판매 실적 / (자료 : 한국지엠,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