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콘텐츠 유통의 혁명 단초

이번 사태의 여러 후속 파장 가운데서도 현지 IT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현상은 바로 ‘콘텐츠 채널의 변화’다.

미국을 비롯해 대다수 나라의 영화 등 주요 콘텐츠의 배급은 ‘극장 개봉관→지방 소규모 상영관→DVD 판매→케이블TV 방영→온라인·VoD 배포’와 같은 수순을 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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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 소니픽처스는 자의에 의해 의도된 것은 아니나, 기존 배급 공식을 역행했다. 즉, 앞단의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바로 온라인 배포부터 들어갔다. 소형 독립영화관을 통한 극장 상영도 있었지만, 이는 이벤트성으로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결과는 대성공였다. 소니가 온라인에서 주문형비디오(VoD) 형식으로 올린 수익은 지난 6일(현지시각) 현재 3100만달러(약 340억원)를 돌파했다.

소니픽처스가 지난달 24일 이 영화를 온라인으로 배포하기 시작한지 단 11일 만의 흥행 성적이다. 최초 배포 4일 간에만 15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이후 수입액이 감소했지만, 이는 ‘인터뷰’의 개봉관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만약, 극장 개봉 없이 계속 인터넷 배포로만 갔다면, 5000만달러는 훌쩍 넘었을 것이라는 게 소니 측 분석이다.

물론, 여기에는 애국심에 기댄 허수 매출이 일부 섞여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인터뷰의 깜짝 흥행은 ‘온라인만으로도 충분히 영화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영화제작자들에게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기존 콘텐츠 배포 공식을 따르거나, 거대 유통 카르텔에 종속되지 않더라도 온라인만으로도 얼마든지 최종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인 것이다.

앞으로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스마트홈 서비스와 통신 네트워크 환경이 더 발전하면 소파에 편히 앉아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방식이 보다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 콘텐츠 제작자들은 대부분 배급사와의 이익 배분과 상영 스케줄 등을 놓고 매번 갈등을 겪곤 한다.

하지만 기존 상영관 위주의 콘텐츠 배포 채널이 온라인 유통으로 다변화될 수 있다면, 전 세계 영화산업은 일대 대변혁을 맞게 될 것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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