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상업적 목적으로 무인항공기 ‘드론’을 날리는 것이 불법이다. 아직 구체적인 규제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특별한 승인을 얻지 못하면 드론을 띄울 수 없다. 항공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연방항공청(FAA)은 처음으로 드론의 상업적 사용을 허락했다. 영국계 석유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움(BP)에 미국 최대 유전이 있는 알래스카 푸르드호만 인근에 설치된 송유관로, 도로, 시설 등을 드론으로 조사하게 해 줬다.
그 이후 연방항공청은 공중 영화 촬영을 위해 드론을 사용하겠다는 영화 제작사, 건설 현장 모니터링 등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업체에 줄줄이 드론을 허가했다.
얼마 전엔 부동산 거래 업체에 공중에서 집을 촬영하는 데 드론을 이용하도록 승인했다. 부동산 업계가 지속적으로 당국에 로비를 했던 덕분이다. 부동산 거래만큼 상업적 목적이 뚜렷해 보이는 산업도 없지만 연방항공청은 다시금 ‘예외’를 인정해 줬다. 거주환경과 이웃집과의 조화로움을 알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승인을 받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드론을 사용하는 업체가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미국 연방 항공청이 드론 사용에 적용하는 잣대는 엄격하다. 앞으로도 상업적 목적의 드론 사용 규제 빗장은 쉽게 풀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주목할 것은 계속해서 예외 항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규제는 하지만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가치인지를 저울질한다.
드론은 기존에는 전혀 없던 ‘혁신’으로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당국에서도 혁신을 막자니 경제가 아쉽고 자유롭게 드론을 날리자니 안전문제가 걱정된다. 양쪽을 균형 있게 잡아주는 것이 바로 곳곳의 예외항목이다.
혁신은 항상 진통을 수반한다. 기존 법이나 체계에 도전하는 혁신을 수용하기까지는 눈감아주는 수많은 ‘예외’들이 필요하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